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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화정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무너진 부분은 아파트 23층에서 34층 외벽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떨어진 구조물에 공사장 인근에 주차된 차량 10여 대가 매몰돼 파손됐다. 건물 주변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건설 현장 인근 39가구가 정전돼 한국전력이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더불어 사고 현장에는 소방, 경찰, 유관기관 등 2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추가 피해를 막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광주 학동4구역 붕괴 참사’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됐다. 지난해 6월 9일 오후 4시 22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당시 사업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건축물 철거 하청업체로 선정된 ㈜한솔기업이 건축물 철거작업을 ㈜백솔건설에 불법적으로 재하도급했다.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철거는 해체계획서 내용과 다르게 붕괴 위험이 큰 저층부터 진행됐으며, 도로 통제나 통행 제한 등 안전관리계획도 이행되지 않았다. 또 건축물 철거 현장에서 구청에 제출한 해체계획서대로 건축물을 안전하게 철거하는지 감독해야 할 감리자도 현장에 나오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각됐다.
해당 사고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인재로 판명됐다. 이에 광주 학동 붕괴 참사 현장 관계자 등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현재 광주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그런데 또 다시 유사한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아파트 등 건물 신축이나 철거 과정 중에 관리 소홀로 인해 붕괴가 발생할 경우 여러 가지 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무상 이러한 사건, 사고에서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자들은 형법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 규정이 적용돼 처벌이 이루어진 가장 유명한 사건으로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당시 건설업자의 트러스제작상 시공 및 감독의 과실, 감독공무원들의 감독상 과실이 합쳐져서 성수대교 붕괴의 원인이 됐음이 인정돼 이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죄에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았다.
오늘(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당장 이번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발생하는 유사한 사건들에 적용될 것이고, 그 처벌 수준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이 같은 사건은 민사상 문제도 뒤따른다. 형사처벌을 받은 책임자들은 물론이고 형사처벌은 어떻게 피해갔다 하더라도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업체와 그 대표들은 사망 피해자 유족들에게 억대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건물의 하자로 인해 입주 예정이었던 자와 분양권에 피를 붙여 샀던 사람 사이에 계약 해제 또는 취소를 요구할 수 있고, 입주권자가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 해제 또는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모두 법리적으로 매우 복잡한 이슈이기에 다양한 사건을 경험해보지 않으면 변호사라도 언제 어떤 주장을 해야 하고 어떤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지 헷갈리기 쉬운 유형이다.
관행적 불법하도급의 문제점의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시행사와 시공사, 하도급업체와 작업자, 감리사 등 수많은 인명에 관련된 건축업 종사자들이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도움말 : 법무법인 법승 조형래 형사전문변호사, 전직 재판연구원 이황선 변호사.
출처 : http://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248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