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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인하대 사건 범인 '살인죄' 가를 '고의성' [이승우, 안지성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07

 

인하대 사건 범인 '살인죄' 가를 '고의성'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 파일 오늘 주제는 최근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 ‘인하대 강간치사’ 사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대학가의 성범죄 정말 심각한 수준인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형사법 전문 변호사인 안지성 변호사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안지성 변호사(이하 안지성)> 안녕하세요.

 

 

◇ 이승우> 대학교 내에서 이런 사망 사건이 벌어져서 더 충격인 것 같습니다. 학교 내에서 이런 성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죠?

 

 

◆ 안지성> 일단 사건부터 간단히 말씀을 드리면 다들 잘 아시겠지만 지난 14일 계절학기 기말시험을 치기 위해서 등교했던 B씨, 시험 후에 A씨 등과 술을 마셨고 이튿날 새벽에 단과대학교 건물 안에서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이후 건물 3층 창문에서 추락을 했고 새벽 3시 50분쯤에 옷이 벗겨진 채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가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이 됐는데요.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그날 오전 7시쯤에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B씨가 추락한 후에 행인에게 발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대학 내 성범죄에 관련해서 특별히 가중 처벌되는 겁니까?

 

 

◆ 안지성> 대학 내 성범죄라고 해서 특별히 가중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범죄 청정구역으로 인식되던 대학에서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하자 다들 놀라는 분위기고요. 또 이제 의외로 한국성폭력 상담소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학교와 학원이 3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전체 성범죄의 한 80% 정도는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고요.

 

 

◇ 이승우> 그렇군요. 인하대 강간치사 사건의 피의자는 현재 구속 상태인데,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 안지성> 현재 사건 피의자 A씨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이 되어 있고, A씨의 경우에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제 자신이 B씨 사망과는 관련이 없다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A씨가 B씨를 고의로 떠밀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건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실험을 하고 법리를 검토했지만 경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추가 보도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그 혐의까지 추가를 해서 강간살인죄가 아닌 강간치사죄로 검찰에 송치를 했다고 합니다.

 

 

◇ 이승우> 지금 추가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검찰에서는 팀을 구성을 해서 살인죄 적용 여부에 대한 것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과 관련된 법률 규정을 정확하게 살펴볼까요. 어떤 법률 규정들이 이 사건에 적용될까요?

 

 

 

◆ 안지성> 성범죄와 관련된 법률 규정을 말씀을 드리면 우리 형법 제299조 준강간죄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서 간음한 자.

 

 


◇ 이승우> 이미 저항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다. 이런 의미죠?

 

 

◆ 안지성> 예. 그리고 제297조에서 강간죄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 준강간과 강간이라는 게 법정형도 동일하고 죄명도 비슷하지만 구속 요건은 엄연히 다른 범죄입니다. 강간죄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듯,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한 후에 간음 행위를 할 때 성립하는 범죄고요. 준강간은 이런 폭행이나 협박 없이, 단지 술에 만취하는 등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진 사람을 간음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 이승우> 이미 이 취약한 상태에 있어서 폭행, 협박 없이도 쉽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공격당할 수 있는 상태, 이런 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조항이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안지성> 그리고 강간 이후에 피해자를 살해하게 되면 당연히 가중 처벌을 하게 되는데요. 우리 형법 제301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간살인죄로 처벌을 하고 있고요. 살해 의도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다라고 한다면 강간치사죄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강간살인의 경우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고, 강간치사죄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입니다. 단순 살인죄 형량보다도 훨씬 무겁게 규정이 돼 있고요. 강간 시에 살인의 고의가 존재하는 경우에 강간살인죄가 성립을 하고, 강간 후 새로운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에는 강간죄와 살인죄 두 죄가 모두 성립을 하게 됩니다. 강간살인죄. 우리 사건에서 혐의를 B씨에게 적용을 하려면, B씨가 A씨를 강간했을 때부터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을 해야 되는데, 이 점에서 조금 쉽지 않은 것으로 보여져요. 물론 이때의 고의도 확정적으로 ‘죽여야겠다’라고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미필적으로나마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정도로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 이승우> 미필적 고의 상태까지도 포함을 해서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강력한 사건인데, 지금까지 보도 내용을 보면 경찰에서는 살인 고의는 없다고 판단을 해서 준강간치사죄를 적용해서 검찰로 송치를 한 상태에 있고요. 변호사님 보실 때 수사가 진행되면서 살인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안지성> 경찰에서 준강간치사죄로 송치했더라도 검찰에서 얼마든지 추가 수사를 통해서 죄명을 바꿀 수 있을 텐데요. 이 살인죄와 치사죄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고의성입니다. 만약 피해자가 강간에 대한 수치심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경우에는 살인이 아닌 치사죄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사정에 대해서 예견했었어야 하고요. 우리 판례 중에 실제로 피해자가 피고인과 만나서 함께 놀다가 큰 저항 없이 여관방에 함께 들어간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강간을 모면하기 위해 4층에서 창문을 넘어 뛰어내리거나 또는 이로 인해서 상해를 입게 될 일까지는 예견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강간치상죄가 아닌 강간죄만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 이승우> 지금 피의자에게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혐의가 추가됐어요.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이 존재한다라는 얘기인데, 소리만 녹음됐다. 이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음성 녹음, 이것만 가지고 카메라 촬영죄가 성립됩니까?

 

 

◆ 안지성>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가 인정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영상이 아닌 소리만 녹음된 상황이다라고 한다면 해당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이승우>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인하대 강간치사 사건에서 고의성 자체에 대해서 강간살인죄가 성립하게 되려면 살인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또는 나아가서 부작위, 강간 등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방치하면 사망의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했는지 자체가 문제가 될 수가 있습니다. 가해자가 얼마나 가해자가 술을 먹고 술에 취하여 상황을 판단할 수 없었는지, 그런 사정이 인정된다면 강간살인죄의 고의는 인정되기가 어렵겠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가 추락하여 피해를 입었다는 사정을 인식했다. 또는 인식할 수 있었다라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정황 증거라도 확인이 된다면, 강간 살인 혐의, 인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 오늘 인하대 강간치사 사건을 다뤄봤는데요.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 앞으로 어떤 점이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 될 것 같습니까?

 

 

◆ 안지성> 현재는 준강간살인이냐, 아니면 준강간치사냐가 쟁점인데요. 준강간살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준강간 시부터 살인의 고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에 강간치사죄로 기소가 된다고 한다면 재판에서는 과연 B씨가 A씨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느냐가 주된 쟁점이 될 것입니다.

 

 

◇ 이승우> 제 생각에는 아마 창문의 높이가 굉장히 큰 쟁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들거든요. 그러니까 그 피해 여성의 키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봤을 때요. 예견 가능성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고, 그 점을 고려해서 아마 검사는 주의적 공소사실로는 강간 살인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경합범으로 기소하는 거 검토할 것 같고, 예비적 공소를 추가하는 형태로 병합 기소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안지성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지성>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다음 주에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