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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확대로 '점진적 금융혁신' 타당" [이승우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31

 

 

금융과 산업 간 빅블러라는 금산 경계 해체의 상황 속에서 한국 금융시장 성장을 위해 금산분리 체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산분리는 은행업으로 대표되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 및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그런데 기술의 발달로 최근 금융과 산업 간 경계가 옅어지면서 금산분리가 금융시장 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승엽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 뉴스웍스 금융혁신포럼에서 "은행법 상 비금융 회사에 15% 이내의 지분투자만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회사를 인수하기 어렵다"며 "반면 빅테크 기업은 비금융사 소유에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현재 금융과 산업자본 간 균형이 무너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금융사의 비금융사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게 과연 빅테크와의 경쟁을 공정하게 하는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혁신적일까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금융규제의 속성은 규제를 통한 억압이 아닌 금융사고 예방 등 금융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일례로 금융자본이 비금융 산업에 진출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경영진 단기성과주의와 같은 부작용 완화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인 여신업 운영은 은행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하고 국가 금융시스템 안정시키는 대들보"라며 "여신금융에서 재무건전성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부연했다. 또 "변화를 원하는 주체가 예방책을 먼저 제시해야만 금융당국이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규제차익 가능성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이승우 법무법인 법승 대표 변호사는 "금산분리 원칙은 법률에 분산된 원리가 아니라, 우선 단일화 된 법적 개념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와 강화를 체계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할 수 있는 법적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법적 기초 위에서 혁신은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시도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혁신은 무수한 작은 실패가 허용돼야 나타나는 확률적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산분리를 급격하게 완화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법적인 측면에서 자칫  형법상 배임의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금산분리 완화는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국가에서 관찰될 수 있는 추세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국가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각국의 경제 구조, 법적, 규제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우리나라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의 모델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국내 금융시장의 혁신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도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를 통해 금융 규제기관은 주먹을 쥐고 펴는 것처럼 관리 전문성과 관리 자신감을 확보해 혁신을 뒷받침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승엽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진웅 금융위 금융데이터정책과 사무관, 이승우 법무법인 법승 대표 변호사. (사진=이한익 기자)


아울러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이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제조건에 대해 조언했다.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은행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현재 8.7%까지 상승한 상황"이라며 "금산분리가 국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치는 영향과 함께 우리나라 금융사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및 비즈니스 확대, 한류 등 문화 경쟁력 제고의 노력 등으로 국내 금융사 이미지가 좋아지고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경쟁과 글로벌 진출이 궤를 같이 한다고 볼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진출을 해서 거기에서 경쟁을 하려면 국내에서 뭘 잘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라고 부연했다.

 

그는 "때문에 금융사의 글로벌 진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보다 깊이 있는 진출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스토리텔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스토리는 단순히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왜 대한민국이어야 하는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향후 대한민국 금융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금융사들이 '무엇을 우리가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권진웅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 사무관은 "'K-금융' 선진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공적인 선진화를 위해 충분히 뒷받침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진웅 금융위 사무관은 "국내 금융시장의 선진화 방안을 놓고 금산분리 완화 통한 금융영역 확대, 해외진출 활성화 등으로 해법이 갈리고 있다"며 "이 가운데 금융당국 또한 국내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2년에는 금융사들이 고유의 업무를 플랫폼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업무범위를 확대한 바 있고 은행업의 경우 통합에 필요한 규제를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금융산업 미래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게 디지털이며 그 중에서도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이라며 "매킨지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로 금융업이 꼽혔다"고 부연했다. 또 "내년부터는 유통정보, 의료정보, 통신정보 등 비금융영역의 마이데이터가 시장에 도입이 될 예정이어서 기존 금융영역 마이데이터와의 융합이 예상된다"고도 말했다.

 

권 사무관은 "이와 같은 마이데이터 도입이 어느 정도 정착하면 활용성 제고 위해 여러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일례로 인공지능 관련 법이 최근 EU에서 통과했고 우리나라도 곧 인공지능법을 도입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적 관점에서 금산분리나 해외진출 활성화, 디지털화의 영역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 수 있게 정책적 뒷받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7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