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성범죄변호사, 진심 어린 반성과 합의 통해 만취 강제추행 선처 이끌어내

[엑스포츠뉴스 김지연 기자] 2013년, 경찰관이 경찰의 날에 술을 마시고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성추행하다 입건돼 물의를 빚은 일이 있었다. 머리를 잡아당기고 가슴을 만지는 등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추행해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해당 경찰은 "술에 취해 귀가하기 위해 택시에 타고 난 다음부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 진술해 더욱 공분을 샀다.

취객을 상대로 추행을 저질러 입건되는 택시운전기사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오히려 택시기사를 추행하는 사안은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안의 중대성이 가볍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해자가 만취 등으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했더라 하더라도 성범죄의 경우 감경요소로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법승 배경민, 김보수, 김정훈 부산성범죄변호사는 “근래 들어서 강제추행 등 성범죄에 있어 성인지감수성이 강조되며 수사 자체가 피해자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명백히 혐의를 부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피해 회복을 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좋다” 며 “특히 성범죄의 경우 다른 범죄와 달리 피해자와 직접 연락이 차단되므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진행할 때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점 등을 알아둬야 한다” 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충남도지사의 실형 확정에 있어서도 대법원이 “성폭행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면서 “개별 사건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진술 증명력을 배척하는 건 정의 형평에 입각한 논리적 판단이 아니다” 라고 판시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제추행 등 사안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감경요소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을 한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성범죄이다.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13년까지 징역 상한이 높아진다.

배경민 부산성범죄변호사는 “실제 재판에서 인정되는 유리한 정상으로는 △추행의 정도,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관련 전과가 있는지, △재범위험성에 대한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 있는지 등” 이라며 “더불어 처벌불원 존재 여부가 특별양형인자로 꼽히기에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 합의 여부가 양형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 설명할 수 있다” 고 전했다.

이어 김보수 부산성범죄변호사는 “한번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셔 만취한 채 택시 조수석에 탑승해 여성 택시기사의 옆구리와 가슴 쪽을 수회 만져 강제추행 혐의로 처벌 위기에 놓인 의뢰인이 법승 부산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한 적 있다” 며 “다행히 의뢰인 본인이 만취를 이유로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어 변호인 입장에서도 선처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 회고했다.

이에 법승 부산사무소의 변호인들은 우선 의뢰인과 피해자의 합의를 위하여 수사기관에 부탁하여 피해자에게 의뢰인의 진심 어린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의뢰인이 사건 당일 자신의 행동을 기억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만취한 상태였으나 의뢰인이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재차 진심 어린 사죄를 하고 싶어 한다는 의지를 진심 어린 태도로 전한 것.

그 결과 피해자는 의뢰인의 이러한 사죄를 받아들여 의뢰인을 용서하였고, 피해자와 의뢰인은 원만히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변호인들은 수사기관에 의뢰인과 피해자가 원만히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편 ① 의뢰인이 당시 술에 만취하여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② 의뢰인은 기왕에 동종의 전과로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③ 의뢰인은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며 재범방지를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하고 있는 점, ④ 한 집안의 가장인 의뢰인이 이 사건으로 처벌받게 된다면 의뢰인의 가족들의 생계가 위태로워 질 수 있는 점 등 의뢰인에게 유리한 정상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의뢰인을 위한 변론을 펼쳤다.

김정훈 부산성범죄변호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수사기관은 변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며 “참고로 형법의 개정으로 성범죄가 더 이상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게 된 이상 단순히 피해자와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기소유예와 같은 선처를 바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리한 정상들에 대한 적극적인 주장 역시 소홀해서는 안 된다” 고 조언했다.

이처럼 성범죄에 있어 범행을 인정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 여부가 기소 여부 및 양형의 결정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법리적으로 검토하여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는 섬세함을 지닌 조력자가 있다면 처벌 위기 극복은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