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고단3***

의뢰인은 여자친구와 막 만남을 시작하였을 때 여자친구의 동의를 구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였습니다. 때문에 그 이후에도 여자친구가 암묵적으로 동의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하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두 차례 더 촬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의뢰인의 여자친구가 의뢰인이 자고 있을 때 의뢰인의 핸드폰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 안에 존재하는 성관계 동영상을 발견하고 핸드폰을 들고 나가 경찰에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의뢰인은 고소인이 제출한 자신의 핸드폰 이외에도 범죄 일시 이후에 개통한 핸드폰을 임의 제출하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습니다. 고소인이 의뢰인의 핸드폰을 처음 보았을 때는 2개의 동영상 이외에도 자신이 자고 있을 때 찍은 사진, 녹취 파일 등이 있었는데 의뢰인이 계정을 일부러 초기화시키면서 자신의 범죄를 축소·은폐하였다면서, 절대 합의를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고소인의 대리인 측은 구체적인 합의 금액까지 제시하였다가 민사소송으로 피해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으로 변경하여 끝내 합의에 이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법승 박세미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있는 전반적인 양형 요소를 제시함과 더불어 의뢰인이 수사 경력조차 없는 초범이라는 점, 동영상을 유포한 적이 없다는 점, 그리고 재범의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호인의 조력으로 의뢰인은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아 구속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법원은 의뢰인에게 신상정보를 공개 및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의뢰인에 대한 신상 공개 및 고지 명령을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N번방 사건 등이 큰 이슈가 되면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착취물 뿐 아니라 성인에 대한 불법 동영상 촬영에 대하여도 형량이 높아지는 추세였습니다.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하였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리한 정상이지만, 피해자와의 합의 없이도 의뢰인의 전반적인 양형 요소를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