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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까운 교정시설은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인가? [김지수 변호사 칼럼]

조회수 : 150

 

1. 들어가며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교정시설은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시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교정시설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사회간접자본(기업의 생산활동과 시민 생활의 편의를 향상하는 것)으로 기능하여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사례를 중심으로 교정시설의 구체적인 순기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 활성화
서울남부구치소는 수용자가 2000여 명, 직원이 470여 명 규모인 시설입니다. 가족 등 수용자 면회자와 자원봉사자 등 하루 평균 1000여 명 방문하고, 변호사 및 수사기관 관계자가 하루 평균 100여 명이나 방문합니다. 이들을 포함하여 1년 동안 구치소에 출입하는 외부인이 약 2만500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방문자들은 결국 지역 내에서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숙박시설을 이용하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남부교정시설이 한 해 동안 지출하는 예산은 직원의 인건비 250여억 원을 제외하고도 90여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는 수용자 식사 및 생활용품 구입, 교육훈련, 호송, 의료 등에 관한 비용과 시설 개·보수 비용, 장비 구입 및 유지·보수, 차량 유류 및 부품, 공공요금, 기타 시설운영에 필요한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직원과 관련해서는 교육훈련 및 복리후생, 자원봉사자 및 민원, 직장어린이집 운영 지원, 대외활동 등의 비용이 지출됩니다.

 

이 중에서 시설 운영비 지출은 인근 지역사회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의 소득증가로 이어집니다. 특히 직원들 대부분이 지역주민이어서 250여억 원에 달하는 직원 인건비는 대부분 지역주민의 수입이 되고, 이로 인한 소비 증가는 소득과 소비의 선순환을 일으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합니다. 한편 수용자가 구치소 매점에서 직접 소비하는 금액도 한 해 동안 43여억 원에 달하는데, 이로 인한 이익 역시 대부분 지역사회에 돌아갑니다.

 

 


3. 기반시설 설치 및 생활환경 개선
원칙적으로 정부는 교정시설을 설치하면서 인근 지역주민에게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교정시설과 관련된 도로망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확충함으로써 인근 주민들도 간접적인 편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만약 교정시설을 태양열 또는 지열 발전설비 등을 갖추어 친환경적으로 설계하고, 시설 외관과 주변 공간을 지역 친화적으로 조성할 때에는 교정시설 건축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개선될 것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주민에게 직접 물질적으로 보상하거나 편의시설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즉 교정시설 설치·이전의 반대급부로 핌피(PIMPY·Please In My Front Yard) 시설물을 도입하거나, 교정시설과 연계하여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인력을 채용하는 등 지역주민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핌피 시설물 도입의 한 가지 예로 2008년 구로구는 서울남부교정시설이 들어서는 천왕동 인근에 6만 평 규모의 ‘푸른수목원’을 만들었습니다.

 

한편, 지역사회의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범죄예방 및 재범방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여주보호관찰소의 설치과정에서, 주민들은 성범죄자 등 범죄자의 출입에 따른 치안 약화를 염려하였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인 셉테드(CPTED)를 활용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였습니다.

 

 


4. 편의시설 공유 및 사회적 교류
지역주민들에게 교정시설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거나 교정시설 직원들이 지역사회와 교류함으로써 교정시설 기피 현상을 해결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남부교정시설은 직장어린이집, 실내체육관, 테니스장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였습니다. 어린이집은 직원 자녀와 지역주민의 자녀 50:50의 비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실내체육관과 테니스장은 지역주민이 매일 직원과 함께 이용하고 있고, 놀이터를 포함한 주변 환경은 산책 등 휴게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남부구치소 직원들은 자원봉사 및 불우이웃돕기 등으로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있습니다. 대구교도소는 이전 부지인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의 감문리 마을과 1사1촌(기관 하나와 마을 하나가 자매결연을 맺어 일손 돕기, 농산물 직거래, 농촌 체험 및 관광, 마을 가꾸기 등 다양한 교류 활동을 시행하는 사업)을 맺고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습니다. 밀양구치소 등 다른 교정시설들도 시설 견학, 봉사활동, 불우이웃돕기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5. 나가며
교정시설 운영은 지역사회에서 소득과 지출의 선순환을 일으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기반시설 설치 등으로 생활환경을 개선하며, 편의시설 공유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에 해당합니다. 아직은 교정시설이 기존에 갖는 부정적 이미지에 가려져, 교정시설 운영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경험하는 긍정적 효과들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정시설이 사회간접자본으로써 제공하는 긍정적 체험들이 더 활발히 공유된다면 님비현상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 : https://www.lawtimes.co.kr/opinion/191103?serial=19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