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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비율은 매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변호인으로서 이와 같은 부문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은 법정이다.
예로 한국말이 서툰 소년이 소년법에 따른 처분을 받아 특별 준수사항을 이행해야 할 때 법원은 단지 ‘심리상담, 정신과 진료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조건만 부가할 뿐 외국인에게 외국어가 가능한 병원에 대한 정보는 제공해 주지 않는다.
국제학교 역시 초·중등교육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각종 학교’에 해당하지 않아 학교폭력 예방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제학교 내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인 자녀의 경우 한국어가 서툰 부모 밑에서 자라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의사를 오해 없이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분란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 사례로는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에게 놀리지 말라며 제지하다가 오히려 성추행 등으로 오해를 받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문화가구 수는 현재 34만6017가구다. 한국인과 혼인한 외국 국적자 및 혼인귀화자는 82.4%에 달한다. 자녀와 함께 가족을 이룬 가구 비율도 35.5%에 달하며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만 9~24세 비중도 증가 추세다. 특히 이들 중 국내에서만 성장한 비율은 90.9%로 한국 사회에서 적응기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어를 한국어만큼 잘하고 싶다는 비율은 27.3%로 3년 전 조사 당시보다 15.1% 감소하는 등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환경과 의지가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언어의 소통 문제로 인해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다문화가족 자녀가 고등교육기관에 취학하는 비율은 떨어지고 있다. 원인은 앞서 예로 제시한 이민자 자녀에 대한 법률적 제도가 부족한 탓이다.
다문화가족 자녀가 학교폭력을 경험해도 여전히 참거나 그냥 넘어간다는 비율도 23.4%에 달했다.
학교폭력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들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사실관계를 정리할 변호인도 부족한 것도 문제다.
대한민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 중 하나가 자녀 교육이다. 외국인 자녀들이 안전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학업에 정진, 본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인구 감소까지 본격화된 마당에 이들을 적극 도와 한국에서 대대손손 뿌리를 내리도록 도와주어야 할 때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출처 : http://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8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