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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TV] 대전형사변호사, 진화하는 진술분석 통해 피고인, 피해자 위한 변호 펼쳐

조회수 : 85

 

 

 

 

최근 앞으로 경찰이 도입할 첨단 장비들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CCTV 속 인물 걸음걸이 분석해 용의자 특정하거나 용의자 ‘뇌지문(뇌파) 검사’ 로 심리 변화를 파악, 한국형 전자충격기 개발로 3발 연속 발사·조준점 개선, 성범죄 피해자 조사 시 ‘AI 음성인식기’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범행을 부인하는 용의자의 뇌파를 분석해 심리를 읽고, 인공지능이 피해자 진술을 문자로 기록하는 모습을 머지않아 현실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성범죄 사안에서 인공지능, AI가 진술 내용을 문자로 기록해줄 경우 조사관이 피해자 말을 받아치는 데 집중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해 경찰 관계자 역시 음성인식으로 자연스럽게 기록이 되면 피해자와 수사관 사이에 라포(공감대) 형성에 중점을 둘 수 있고 피해자도 편안한 환경에서 진술할 수 있어 다양하고 풍부한 진술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 형사사건에서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은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활용되어 왔다. 피해자나 참고인이 경찰 및 검찰에서 진술을 하게 되면 진술 조서를 남기게 된다.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의 변호인으로서 참여를 하지 않게 된다면 변호사는 당사자의 진술이 진실일지 아니면 거짓이 될 수 있는지는 위 진술 조서만을 통해서 파악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진술 조서에서의 진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서도 허위를 판별할 수 있지만, 진술로 남겨진 문장 그 자체로도 타당성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이에 진술분석 결과에 따라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결정되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해 숙지해둘 필요가 크다.

 

법무법인 법승 전성배 대전형사변호사는 “진술분석이란 진술인이 한 말이나 글의 내용이 실제 경험을 있는 그대로 진술한 것인지를 분석하는 과학적 기법” 이라며 “‘이 사람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늘 의구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진술에 대한 단편적 이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 왜곡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무상 활용되고 있는 진술분석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번째로는 RM(Reality Monitoring) 방식으로 기억 특성에 기초한 연구로부터 유래된 분석 방법이 있다. 실제 경험한 것은 지각 과정을 토대로 내적 과정을 통해 다시 재구성되는데 이는 지각 과정과 내적 과정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가정하고서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진술자의 진술이 명료하고 생생한 것인지, 혹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과 같은 오감의 따른 직접적 묘사는 어떠한지, 다른 방법으로는 사람, 사물의 공간 정보, 이를 테면 위치나 자세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는지, 진술내용이 현실적으로 이치에 맞는 것인지 등을 진술 내용에 적용시킨다. 이를 통해 진술자가 실제로 경험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의 진술인지를 하나하나 분석해본다면 진술자의 진술이 허위 인지 거짓인지를 합리적 의심으로 도출해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CBCA(Criteria Based Content Analysis)방식이 있다. 준거기반내용분석이라고도 한다. 이는 실제 성폭력 피해아동의 진술 신빙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것으로 실제 경험한 바를 그대로 진술한 것은 상상이나 꾸며낸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이론이다.

 

구체적으로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게 혹은 독특하게 묘사가 되었는지, 진술인이 가해자와의 상호작용이나 대화가 없이 일방적인 진행의 묘사가 된 것은 아닌지, 자신이 경험한 것이 어떠한 것인지는 진술자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구조화되지 않은 표현임에도 그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인 묘사라 볼 수 있는지 등을 준거 방법으로 제시한다.

 

전성배 대전형사변호사는 “RM 방식과의 CBCA 차이는 자신의 진술에 대한 자발적인 수정을 인정하고, 자신의 경험한 것에 대한 예기치 못한 방해나 어려움이 발생한 것을 자발적으로 진술하고 있는지도, 자신의 기억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며, 자신의 진술이 자신의 생각에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심의 제기, 심지어 진술인에 대한 자기 비난과 가해자에 대한 용서도 진술에 대한 타당성을 지지하는 평가 방법으로 본다는 것” 이라며 “이는 귀납적으로 실제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진술들과는 다소 상이한 부분에서 나오는 준거 방법으로 CBCA만의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준거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고 요약했다.

 

물론 진술자에 대한 진술분석 시 단순히 그 준거 방법만을 단편적으로만 적용해서 분석한다면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진술을 하게 된 원인, 준거 방법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 진술자가 진술 과정에서 자신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관점으로 진술분석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이 같은 점은 비단 경·검찰뿐만 아니라 의뢰인의 변호를 담당하는 변호사에게도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 진술자의 진술에 대해서 그 타당성을 사회과학적인 시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된다면 피고인을 단순히 변호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해서도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단계에까지 나아갈 수 있게 됨으로써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를 변호해 줄 수 있는 수준에 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