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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길가다가 맘에 든 여성에 번호 물어보다 강제성추행범으로 몰렸다? [이승우, 안지성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05

 

 

 

길가다가 맘에 든 여성에 번호 물어보다 강제성추행법으로 몰렸다?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강제추행’ 관련 사건입니다. 강제추행죄 피해에 대해선 분명한 수사와 유무죄 판단이 중요합니다. 반면,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피해자도 자신의 사건이 전과기록으로 남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형사 재판은 필요가 없겠지요. ’사건파일‘ 오늘은 강제추행죄 사건에서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법무법인 법승, 형사법 전문 변호사인 안지성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안지성 변호사(이하 안지성)> 네, 안지성 변호사입니다.

 

 

◇ 이승우> 바로 사건으로 들어갈까요.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 안지성>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나는 유형의 사건인데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거리를 다니다가 또는 술집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본다거나 말을 거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바람에 강제추행죄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가령, 길거리에서 번호를 물어보기 위해 여성의 팔꿈치 부위를 잡았다든가, 지하철에서 술에 만취해서 비틀거리다가 의자에 앉아있던 여성의 무릎 위에 앉았다든가, 헌팅 술집에서 합석한 여성과 대화중에 팔짱을 꼈다든가 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아무래도 성폭행이라고 하면, 때리거나 욕설을 하면서 강압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고 추행을 하거나 간음을 하는 경우를 떠올리실 텐데요. 말씀드렸던 사건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성폭행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입니다.

 

 

◇ 이승우> 강력한 범죄가 아니다라는 측면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의사에 반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사실 큰 차이가 있는가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요?

 

 

◆ 안지성> 우리 법은 교통사고와 같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나 실화죄처럼, 과실범까지 처벌조항을 두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고의범만 처벌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하지 않은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으니까요, 말씀드린 유형의 사건이 일반적인 성범죄와 조금은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고, 진행자분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로 인해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도 확실하다. 그렇지만 과연 가해자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는가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이 될 수 있는가? 이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 이승우> 이렇게 고의가 불분명하다, 강제 추행의 목적이 있었느냐, 이런 부분으로 논의가 되면 법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죠?

 

 

◆ 안지성> 그렇죠.

 

 

◇ 이승우> 어떤 정도의 판결이 나오고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 안지성> 먼저 법률을 살펴보자면, 강제추행죄, 우리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고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에 있어서도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경우, 성범죄이긴 하지만 법익침해의 정도나 죄질을 고려할 때 중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실형까지 걱정할 사안은 아닙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요.

 

 

◇ 이승우> 실제로 강제추행 사건도 10년 이하이기 때문에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잖아요? 반드시 실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추행죄도 있고 실수가 중첩됐다라고 볼 부분은 말씀하신 것처럼 실형까지 가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 같은데요.

 

 

◆ 안지성> 대부분의 경우 벌금형의 약식명령으로 비교적 간단히 끝나고요. 물론 동종 범죄전력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또한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이 되면 당연히 혐의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이나 불송치결정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무죄까지도요. 그러나, ‘고의’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가해자의 내심의 의사, 즉 마음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고의가 없다는 주장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 이승우> 벌금형, 약식명령 관련해서는 굉장히 재판부에서 좋게 봤을 때 벌금 약식이 되거나 검사가 사안 자체를 좋게 봤을 때 그런 케이스라고 생각이 되고. 일반적인 케이스에서 약식명령, 벌금으로 끝날 것이다라는 것은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한데요.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안지성> 대부분은 아까 제가 예시로 들었던 길거리에서 팔꿈치라든가 말하는 과정에서 신체의 팔 일부, 손등 이런 데가 접촉이 이루어졌을 때.

 

 

◇ 이승우> 성적인 상징성이 있는 곳을 건드렸을 때는 얘기가 다르죠?

 

 

◆ 안지성> 그렇죠. 당연히 다릅니다. 또한 이러한 사건의 경우 대부분의 가해자들이 술에 만취해서 기억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행의 의도를 가지고 그런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어설프게 혐의를 부인하다가는 피해자와의 합의 기회도 놓치고 반성을 안 한다는 이유로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적은 확률이기는 하지만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어요, 초범이더라도.

 

 

◇ 이승우> 고의성이 있었다 또는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어떤 사건이든 강제 추행죄 사건이라고 한다면 초기 단계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강제추행 사건에서 합의 포인트, 이건 어디에 놓고 보면 좋을까요?

 

 

◆ 안지성> 초기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실익은 무엇인지 먼저 보셔야 될 것 같은데요. 그 실익은 바로 ‘기소유예’ 처분입니다. 기소유예 처분이란, 혐의는 인정이 되지만 검사가 기소를 유예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검사는 약식이든 정식이든 법원으로 사건을 넘겨야 하는데 검사가 이것을 한번 유예, 즉 봐준다는 것입니다. 기소유예처분은 불기소처분을 제외하고 피의자에게는 수사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처분인데요.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리면 전과 자체가 남지 않습니다.

 

 

◇ 이승우> 이런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자 하는 생각이 많은 분들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강제추행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 입장에서는요. 그렇게 한다면, 본인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잖아요. 피해자분하고의 관계, 어떻게 설정하면 받을 수 있겠습니까?

 

 

◆ 안지성> 기소유예, 무조건 전제적으로 필요한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 즉 피해자에 대한 상당한 피해회복, 피해자의 처벌 불원입니다.

 

 

◇ 이승우> 돈만 주면 됩니까?

 

 

◆ 안지성>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고 노력을 해야겠죠.

 

 

◇ 이승우> 어떤 걸 해야 되는지 경험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 안지성> 일단 피해자와 합의에 있어서는 그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사건 직후에 내가 사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시기를 놓치면 피해자의 마음은 다쳐버리고 아예 합의할 의사 자체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사건 직후에 최대한 빨리 변호인을 통해서든 아니면 피해자의 국선 변호사를 통해서든 합의의사를 밝혀야 될 것이고요.

 

 

◇ 이승우> 인격적 존중을 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죠?

 

 

◆ 안지성> 그렇죠. 그리고 그 전제로는 당연히 진지한 사과와 반성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저희가 진행하는 것으로는 사과 편지를 작성해서 피해자의 대리인을 통해서 전달 드리고요. 시일을 두고 다시 한 번 연락을 드리면서 구체적인 합의 방안이라든가 피해 회복 방안에 대해서 협의를 하게 됩니다.

 

 

◇ 이승우> 그러한 과정을 검사가 인내심 있게 다 기다려 줍니까?

 

 

◆ 안지성> 그래서 저희가 속도를 중요시하는 건데요. 사실 수사권 조정 이후에 경찰도 사건을 종결할 수는 있게 됐지만 ‘기소유예’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여전히 검사에게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기소유예 처분을 위해서 신속한 피해자와 합의해야 되는데요.

 

 

◇ 이승우> 피해자의 국선 변호사는 신속하게 선임을 해 주나요?

 

 

◆ 안지성> 보통은 피해자 조사 때 보통 선임합니다.

 

 

◇ 이승우> 지연되는 경우도 꽤 있죠?

 

 

◆ 안지성> 꽤 있습니다.

 

 

◇ 이승우> 그럴 때에는 요청을 해야 됩니까?

 

 

◆ 안지성> 담당 수사관을 통해서 피해자 국선 변호사를 빨리 선정해 달라고 요청해야 되고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담당 수사관을 통해서라도 피해자에게 합의 의사를 여쭤 봐야 됩니다.

 

 

◇ 이승우> 합의가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조정절차 같은 게 있습니까?

 

 

◆ 안지성> 검찰로 넘어가게 되면 형사 조정 절차라는 것이 있는데, 사실 제일 좋은 것은 경찰 단계에서 합의가 되는 것이에요. 그래서 기소유예 처분할 수 있는 담당 검사의 짐을 최대한 내려놓고 검사는 사건을 받고 나서 기소유예 처분만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건데요.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면 형사조정 절차를 해 보도록 신청을 해 봐야 됩니다.

 

 

◇ 이승우> 합의만 되면 기소유예 처분은 바로 나온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안지성>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은 어디까지나 검사의 재량이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를 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서는 약식명령 내지는 정식적 변호가 청구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강제추행 사건 관련해서 죄명 자체가 어떤 죄명이 적용됐느냐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 안지성> 네. 아무리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강제추행은 최대 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그래서 강제추행의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공중밀집장소 추행 역시도 최대 3년형이 선고될 수 있는 성범죄입니다마는 이 경우에는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유형력의 행사를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강제추행보다는 비교적 경미한 범죄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다면 기소유예 확률도 훨씬 높아집니다.

 

 

◇ 이승우> 지금까지 안지성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지성>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