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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연구보조금 횡령, '허투루 신고 센터'로 잡자! [이승우, 안성훈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34

 

 

 

 

연구보조금 횡령, '허투로 신고 센터' 로 잡자!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연구보조금’ 관련 사건입니다. 국가 연구개발 자금, 면세, 지원금 등 정말 다양한 경제적 지원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있죠. ‘눈먼 돈’이라는 말, ‘눈먼 돈 못 먹으면 멍청이’라는 말입니다. 이제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국가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게 생겼습니다. 눈먼 돈 즐기시니 좋습니까? 눈 먼 돈 나는 못 먹어서 슬픕니까? 그런 눈 없이 슬프게 돌아다니는 돈 많이 줄여보자는 노력들, 법무법인 법승의 안성훈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안성훈 변호사(이하 안성훈)>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지난 방송에서 연구실운영비인 일명 ‘랩비’를 다뤘는데, 오늘은 주제가 연구보조금입니다. 연구보조금 부정 사용이 어느 정도로 벌어지고 있나요?

 

 

◆ 안성훈> 연구보조금 부정 사용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최근 기사만 보아도 2020년 정부조사 결과 환수금 23억 7천만 원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2022년 김성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자료 분석에 의하면 산업부 산하 기관인 3개 연구기관이 2018년부터 2022년 6월까지 부정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돈이 143억 원이라고 합니다.

 

 

◇ 이승우> 연구기관이 전국에 몇 개 정도 되나요?

 

 

◆ 안성훈> 부처산하기관만 해도 백 단위가 될 것 같고요. 지자체산하, 여러 기관들을 따져보면 상당히 많은 숫자일 것 같습니다.

 

 

◇ 이승우> 다른 부처는 어떻습니까?

 

 

◆ 안성훈> 2021년 교육부 소관 조사에서는 10년간 58억 원이 넘게 부정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국가 돈이 ‘눈 먼 돈’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빈번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 이승우> 이제 화도 안 나요.

 

 

◆ 안성훈> 네, 맞습니다. 연례행사로 조사해서 받아내면 되지.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죠.

 

 

◇ 이승우> 연구개발보조금을 부정 사용하는 경우 받는 불이익은 무엇일까요?

 

 

◆ 안성훈> 10년의 범위에서 국가연구개발활동 참여가 제한되고, 유용한 보조금이 환수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유용한 보조금의 5배의 범위에서 제재부가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처분들은 병과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패널티가 되고요. 또 형사처벌도 되겠죠.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이 될 수 있고, 횡령도 문제가 됩니다.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금원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인데, 보조금은 그 성질상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된 금원이기 때문입니다.

 

 

◇ 이승우> 연구보조금 부정 사용에 대해 불이익, 행정 처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부정 사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안성훈> 한마디로 ‘잘 안 걸리니까’ 입니다. 대대적으로 조사를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례는 잘 걸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보조금의 특성도 있고, 전문성이라는 방어막도 있고요. 여러 가지 층층의 방어막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안 걸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승우> 전문성의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선에서 끝나는 경우들도 많다.

 

 

◆ 안성훈> 네, 그리고 보조금의 특성상 공공사무에 위탁을 줘서 하는 경우나, 공공기관이 스스로 용역을 집 받는 용역의 대가로서 받는 경우와 달리 돈만 맞춰서 성과만 내면 된다. 돈 맞춰서 우리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더 이상 구체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관행들도 있기 때문에요. 사실을 잘 걸리기가 어렵습니다. 아주 노골적인 허위 계산서가 걸린다든지, 큰 물건이 걸리지 않는 이상은 사실상 걸리지 않고요. 대대적인 정기조사와 같은 것들에서 몇 케이스로 걸리지 않으면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이승우> 그럴 듯하게 보이게끔 만들어 놓고 넘어가는 케이스도 고려하면 이것보다 더 많을 텐데, 사실 지금은 그를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되는 상태에서 아주 명시적으로 걸릴만한 것들만 체크해도 이 수준이다.

 

 

◆ 안성훈>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우> 그러면 연구보조금 부정 사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죠. 어떤 방법으로 연구보조금이 ‘눈 먼 돈’이 되고 있는 건가요?

 

 

◆ 안성훈> 그 방법 자체는 단순합니다. 가장 많은 사례로 허위 거래 가장하는 것, 즉 안 사고 샀다고 하는 것이거나 허위 연구원 등재로 인건비를 더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말씀드리면 문체부로부터 문화기술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하게 된 피고인은 사실상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와 물품 제작, 납품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가장해 그 대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개인 용도로 쓰거나 그 사업과 관련이 없는 회사 업무 용도로 2억 7천만 원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사업에 참여한 적이 없는 직원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재한 다음 연구인건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또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 사업과 관련 없는 회사 업무 용도로 사용해 5천만 원을 씁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 피해금액 전액을 공탁한 점이 고려가 되었습니다. 또 보조금으로 받은 연구개발비를 ‘자기회사 제품의 연구개발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슷한 연구과제를 받아놓고 자신의 회사 제품의 연구개발비로 쓴 사례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사례의 경우 피고인은 김해시에 있는 의료용 임플란트 제조업체에서 대표로 재직하면서 그 회사에서 지원받은 정부출연 연구과제를 수행하다가 그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받은 돈 2억 8천 4백만 원 중 5천만 원을 하라는 연구개발에 사용하지 않고 자기 회사의 기존 제품 생산에 사용하여, ‘업무상횡령죄’로 처벌 받았습니다. 여기서 판결에서 볼 수 있는 표현이, ‘피고인은 2억 8천 4백만 원을 송금받아 피해자인 국가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고 있었다’는 표현입니다. 피고인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다시 말해, 연구개발보조금으로 받은 돈은 내 돈이 아니라 국가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고 있는 금원이라는 말입니다.

 

 

◇ 이승우>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이 그 타이밍에 그 돈을 다른 사람이 제대로 연구개발에 썼으면 훨씬 효율이 났을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시간과 에너지를 다 날렸다는 것이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판결문에 없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돈만 갚으면 끝날 문제가 아니거든요. 기회를 다 날려버린 거니까요. 그렇게 된 것인데, 집행유예로 끝난 사안만 있습니까?

 

 

◆ 안성훈> 금액이 더 커지면 실형을 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6억 8천만 원을 ‘국가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수행자 피고인은, 무려 2억 3천 3백만 원을 정부지원 과제와 무관한 각종 물품 구입 대금 등 회사 운영비나 자기 회사 물품 생산을 위한 비용으로 써서 업무상 횡령으로 징역 1년에 처해졌습니다.

 

 

◇ 이승우> 오늘 ‘연구보조금 부정 사용’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허투루 신고 센터’를 꼭 소개하고 싶으시다고요?

 

 

◆ 안성훈> ‘허투루’는 순 우리말인데, “아무렇게나 되는대로”라는 뜻입니다. 허투루 신고 센터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국가 재정을 낭비하는 일을 막고자 우선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R&D, 국가연구개발 보조금의 부정 사용에 대해서 제동을 걸기 위한 역할을 하기 위해 법무법인 법승에서 시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이승우> 네, 오늘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안성훈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안성훈>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