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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시대를 위한 제언 [이승우 대표변호사 칼럼]

조회수 : 103

 


 

 

대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를 위한 지역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형사전문 사선변호인의 대표 자격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국민참여재판 토론회'에 참여하였고, 지금까지 논의된 자료(사법참여기획단 제19차(2022. 5. 3.) 회의 자료 -대법원, 국민참여재판 배제제도 개선방안- 법원행정처 연구보고서)와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정리하여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입법적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1.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세대, 성별, 정치 성향에 따른 가치관 분열과 사법 및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매우 위태로운 수준으로 '국민참여재판의 확대'를 통해 국민의 법 감정과 가치판단을 반영한 '사회통합적 사법'에 대한 강력한 시대적 요청이 존재한다.

 


2. 현행 '국민참여재판제도'의 문제점

1) 현행 국민참여재판 제도는 형사사건 중, '피고인의 희망(또는 선택)'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피고인이 희망하지 아니하면 검사의 신청 또는 법원의 직권 회부로 시행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 신청권의 제한으로 인하여 '국가 형사 사법 질서의 작동'이 '범죄혐의자로 기소된 자'의 유·불리 선택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심각한 모순이 존재한다.

 

2) 이 모순은 2008년 1월 1일 '국민의 형사사건 참여에 관한 법률' 시행 당시, 5년의 시행 기간을 거친 후 최종 형태를 결정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인데, 시행 기간 후 최종 형태를 반영한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법무부와 입법부의 일종의 직무유기'이다.

 

3) 이외에도 ①피해자가 희망하지 않는 경우 ②쟁점이 복잡한 사건은 참여재판의 배제 사유에 해당되거나 또는 참여 재판을 위한 인적·물적 시설의 미비 및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참여자들의 평가

참여 국민 배심원의 만족도는 96%를 상회할 정도로 매우 높았고, 재판 내용 이해도는 88.6%에 달하였다. 참여 배심원들은 '평의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말하였다(72%)', '어느 정도 말하였다(26.2%)'라고 밝혀 재판 중 의견 제시도 아주 양호하였다.

 

국민 대다수는 국민참여재판의 확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으나, 이와 반대로 판사, 검사, 변호사들은 '현행 국민참여재판제도'하에서는 국민참여재판의 확대보다는 일반재판(전문 법관에 의한 통상의 재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검사들은 재판에 대한 배심원의 이해도에 매우 부정적이고, 배심원들이 선입견이나 감성에 치우친다고 보았으며, '배심 참여로 재판이 공정해졌는가?'라는 질문에 약 10%가 긍정하였을 뿐이었다.

 

판사들은 재판에 대한 배심원의 이해도에 의문이 있다는 의견이 64%에 달하였지만, 배심원들이 선입견이나 감성에 치우친다는 의견은 검사들과 달리 50%를 약간 상회하였다. 그리고 '배심 참여로 재판이 공정해졌는가?'라는 질문에 39%가 긍정의견을 표하였다.

 

변호사는 배심원의 재판 이해도를 '긍정적 51.2%'로 보았고, 배심원이 선입견이나 감성에 치우친다는 의견은 42.5% 였으며, 배심참여로 재판이 더 공정해졌다는 의견이 47%였다.

 

재판에 직접 참여한 법원 사무관과 실무관들은 배심원 선정을 위한 우편 통지 시점부터 수천 통에 달하는 '문의·항의·민원 전화'에 업무가 마비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기존의 업무도 병존되므로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 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하였다. 국민참여재판 당일 배심원 후보로 법정에 출석하였다가 배심원으로 선정된 경우 오후 5~6시 이후 배심원의 가족들이 "법원에 간 가족이 저녁이 되도록 집에 돌아 오지 않는다"면서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는 일이 계속 발생하지 않도록, 배심 재판의 절차에 대한 자세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4. 준비된 개정안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2013년 6월 19일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에 관한 법안을 성안하였으나 입법화에는 실패하였다. 입법되지 못한 '국민사법참여위원회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신청권자의 확대 등과 같은 중요한 개정사항이 대부분 충실히 정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신청권자의 확대: 피고인 뿐만 아니라, 법원 직권 또는 검사 신청에 의한 국민참여재판 회부 결정 신설(단, 사전에 피고인에게 의견진술 기회 부여)

 

- 배심원 평결, 만장일치에 실패하는 경우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3/4 이상의 찬성에 의하도록 함

 

- 배심원의 평결을 권고가 아닌 중요한 판단으로 존중하도록 절차를 개선함. 유무죄 판단시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도록 명문화하되, 헌법, 법령 및 판례 위반, 논리칙·경험칙 위반 등 일정한 경우에는 예외 사유 인정. 평결 불성립의 경우에는 배심원 평결 없이 판결 선고

 

 

5. 위 개정안에 추가되어야 할 개정사항

준비된 개정안에 추가하여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추가적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1) 국민참여재판 제도 중 배제제도의 개선
구체적인 배제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이 연구보고서로 법원행정처에 제출되었고, 연구논문으로도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국민참여재판법 제9조 제1항 제1호 배제사유의 경우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일부 견해와 같이 제1호의 사유가 있을 경우 배제결정을 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배심단을 구성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1호의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 국민참여재판법 제9조 제1항 제3호 배제사유의 경우 제3호의 존재 자체가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불원의 의사가 있는 경우 법관들에게 재량행사를 통한 국민참여재판 실시에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실제로 대부분 배제결정이 이루어졌던 현실을 고려할 때, 성폭력에서도 국민참여재판의 실시를 독려한 대법원 2016. 3. 16.자 2015모2898 결정의 취지에서 더 나아가 제3호를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 국민참여재판법 제9조 제1항 제4호의 경우 제4호의 일반적 성격을 제거하고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안으로써, 제4호의 삭제와 추가 기소가 예상되는 경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 경우 현저한 절차지연 등으로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를 각호로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 그 밖의 배제제도 개선방안으로 객관적이고 통일적인 배제결정기준의 적용을 위해서 배제결정여부를 기존의 수소법원이 아닌 별도로 배제신청을 전담하는 재판부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2) 추가적 고려사항
 

- 피해자, 피고인과 동일지역에 거주하는 배심원이 후보자로 지정되거나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①참여 배심원에 대한 위해 가능성 ②피해자 또는 피고인에 대한 민감정보 노출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경우, 항소의 이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검사의 '공소장 변경 목적 항소'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6. 마치는 글 - 입법적 제언


국민의 사법 참여는 ①형사사건의 유·무죄 판단, 양형 판단은 물론 ②민사상 불법행위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 금액 (소위 '위자료')을 국민의 법 감정, 가치판단과 일치시켜나가야 한다는 시대의 정신에 부합하는 사법 개혁인 동시에, 홀로 외롭게 고뇌하는 법관과 수소 재판부의 사회적 신뢰를 보강하는 제도적 보완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청권자를 '피고인'에서 '검사'와 '법원'까지 확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통하여 국민은 사법을 이해하고 법조계는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과 평가를 의지하여 국민의 사법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국민참여재판 배제 규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실무에서 요청되는 제도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인적·물적 역량의 배치에 부합하는 예산의 확보가 이루어진다면, 국민주권이 삼권에 고르게 반영되어 사회의 통념과 법원의 양형 및 위자료 판단이 부합하게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무부와 국회의 '국민의 형사사건 참여에 관한 법률' 개정 입법을 기대한다.

 

 

 

출처:https://www.lawtimes.co.kr/Legal-Opinion/Legal-Opinion-View?serial=182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