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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 소송 급증, 가사조사관은 고작 200명?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가족 사이의 소송’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너무나 길어지고 있는 ’가사 소송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입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원한이 그만큼 깊어지죠. 소송은 말과 글로 하는 전쟁입니다. 장기화되는 만큼 서로 해묵은 감정까지 긁어 올려 다투다 보면, 가족이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버리는데요. 소송 장기화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서 박기태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기태 변호사(이하 박기태)>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가사 소송, 이혼 소송의 장기화가 오늘 주제인데요. 그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리길래 문제가 되는 겁니까?
◆ 박기태> 의뢰인들이 이혼 소송 선임하실 때 이런 질문 많이 하십니다. “얼마나 걸리냐”고요. 사실 대답하기가 매우 힘든데요. 보통 한 1년 이내로 걸린다고 대답을 하는데 실제로는 1심에만 2~3년을 끄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반대로 두세 달에 해결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 이승우> 조정으로 빨리 끝날 때의 얘기겠죠?
◆ 박기태> 네, 특히 조정도 조정관의 성향에 따라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해결되는 게 다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혼 소송, 가사 소송이 얼마나 걸린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없을 정도로 늘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 이승우> 그렇다면, 이렇게 가사 소송이 길어지는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 박기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사조사 부분입니다. 가사조사관이라는 법원 공무원이 있는데요. 이 공무원이 사건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들, 주로 혼인 파탄의 경위와 재산 현황 및 형성 과정, 아이들과의 관계를 조사하게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원고의 이혼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은 조정전치주의에 따라 통상 직권으로 조정기일을 먼저 지정합니다. 조정기일에 성과가 없으면 변론기일이 진행하거나 조정기일을 다시 잡는데요. 위와 같은 과정에서 재판장의 ‘조사명령’에 따라 가사조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가사조사가 예전에는 1회씩만 하고, 가서 설명만 했는데 지금은 한 3~4회 정도가 일반적일 정도로 이루어지는데요.
◇ 이승우> 지금 말씀하시는 건 서울가정법원 기중으로 설명해주시는 거죠? 그러니까 전국 제1 FM, 인적자원이 풍부한, 가장 빨리 이루어지는 서울가정법원 기준이다.
◆ 박기태> 네, 맞습니다. 이 가사조사가 보통 한 달에 한 번도 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가사 조사를 한다는 이유로 6개월에서 8개월씩 정말 아무런 소송 진행 없이 가사조사만 하고 있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이승우> 몇 년 전부터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 당사자는 법원이 지정한 가사조사 기일에 출석합니까?
◆ 박기태> 네, 출석합니다. 이 경우는 변호사가 일반적으로 동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조사기일을 잡아서 하기도 하고, 아니면 가사 조사관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조사를 하기도 하는데요. 일정 변경을 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가사조사관 한 명이 맡고 있는 사건들이 너무 많아서 한 번 미루면 미뤄지는 시간이 굉장히 깁니다.
◇ 이승우> 그럼 가사조사관은 어떤 식으로 ‘가사 조사’를 진행하나요?
◆ 박기태> 가사조사관이 면접 조사하게 해서 '혼인 파탄의 사유가 무엇인지, 유책이 누구에게 있는지, 양육권과 친권은 누구에게 적합한지, 진술조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보통 자녀가 있는 경우들은 자녀한테도 물어보는 절차를 가집니다. 왜냐하면 양육권 결전에 있어서 자녀의 의사가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이신 분들은 회사까지도 가기도 하고, 특히 외도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따로 추적까지는 아니지만 주장되고 있는 장소까지 나가서 보고 있습니다.
◇ 이승우> 서울가정법원이죠. 계속 그걸 말씀드리는 이유가 서울가정법원만 이렇게 처리를 할 수가 있고, 서울가정법원 이외의 법원은 가사조사관 숫자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진행되기도 쉽지가 않다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 박기태> 다른 법원에서는 가사조사관 수가 훨씬 부족해서 이렇게 깊이 있는 조사가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시간은 더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 이승우> 그런 문제가 있죠. 그러면 이 문제와 관련해서 소송을 계속하면서 조정하는 데 있어서 가사조사가 활용되기도 하나요?
◆ 박기태> 원래는 가사조사라는 제도 자체가 ‘조정을 위한 가사조사’입니다. 법적으로는 그렇거든요. 그래서 가사조사를 내용을 가지고 조정을 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가사조사 내용을 당사자들이 보기가 어려워요. 이해는 합니다. 왜냐하면 그 내용에 대해서 또 세세한 반박을 하고, 가사조사관님을 직접 만나야 되는데 전화번호도 알고, 신상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당사자 감정적으로 가사조사관을 공격한다든가, 이런 일이 발생할 수가 있어서요. 어쨌든 그 내용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조정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조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 이승우> 늘어나고 있는 가사 소송의 시간과 관련해서 가사조사와 관련된 기초 조사 결과물, 조사 결과 보고서들은 열람이 가능합니까?
◆ 박기태> 원래는 정해진 게 없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라든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비공개로 처리하는 경우들이 요즘에는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그 내용을 보지 못해서 변호사나 당사자가 여기에 대한 반박이나, 아니면 재조사 신청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데요. 이 부분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승우> 그러면 가사조사관의 조사 결과물에 대한 의견이나 또는 어떤 식으로 판단해야 된다는 사실관계 조사가 이루어진 것에 판사가 굉장히 영향을 받는데, 그 부분에 대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은 원피고당사자, 또는 원피고당사자가 조사받을 때 법적으로 어떤 조언을 받거나 그 내용에 대한 반박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건가요?
◆ 박기태> 항상 비공개가 되는 건 아니고요. 공개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에는 비공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말씀하신 대로 여기에 대해 원피고가 반박을 하고 다시 조사를 신청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고요. 또 가사조사관의 숫자도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 이승우> 가사조사관이 전국적으로 제가 알고 있기로는 200명 정도 선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200명 정도 선인데 전국에 흩어져 있잖아요. 그렇게 되다 보니까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그중에서도 상당수 분들은 이 법원사무관, 법원실무관으로 들어오셔서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과를 옮겨서 가사조사관으로 경우들도 많아서요. 전문성 없는 가사조사, 이 문제도 심각하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가사조사관 숫자를 저는 개인적으로 한 5배 정도 늘리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왜냐하면 일본이 1,600명을 가사조사관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이 인구가 일본의 반 정도 되잖아요. 그럼 최소한 절반은 해줘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 소송 장기화 문제와 관련해서 집중호우식으로 가사조사, 가사조정, 가사소송을 신속하게 해야 된다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기태> 저는 기본적으로 가사조사관의 숫자를 늘려야 되는 거는 굉장히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가사 소송이 너무 오래 걸려서요.
◇ 이승우> 자녀들이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고요. 또 원가족이 서로 간의 분노,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상태로 문제들이 충돌이 계속 이루어지잖아요. 그게 좀 줄어들어야 되지 않나, 빨리 끝나고 결론이 나야 더 얘기를 안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 박기태> 이혼 소송 숙려 기간 같은 것도 아니고, 서로 공격을 하면서 오래 소송을 끄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고요. 또 그 시간이 주로 가사조사에 오래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가사조사관을 굉장히 많이 늘리는 것이 일단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현실적인 여러 문제는 있겠죠. 그리고 일본 같은 경우 가사조사관이 많은 이유는 일본 법원은 우리에 비해서 인구 대비 변호사의 숫자도 적고, 그다음에 직권주의라고 하죠. 판사가 직권으로 어떤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경향이 조금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승우> 저는 이혼 소송 관련해서는 당사자 주장에 의해서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판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직권주의 경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기태> 일단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변호사의 역할이 더 커져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가사조사관이 자기의 객관적인 의견을 얘기하고, 이 부분을 변호사들이 보고 여기에 대해서 좀 더 실질적인 공격 방어가 이루어지면 지금의 상황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박기태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기태>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