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전화
고작 몇 만 원?… 자영업자 울리는 '무전취식'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무전취식’입니다. 거대한 댐은 작은 균열이 반복되면서 무너져 내리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사회의 신뢰자본을 붕괴시키는 무전취식 범죄에 대하여 법무법인 법승의 신명철 변호사와 함께 알아봅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신명철 변호사(이하 신명철)>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지난달 한 유튜버가 음식점에서 ‘머리카락 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았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신명철>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유튜버 A씨 일행은 춘천의 한 햄버거 가게를 찾아 먹던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주장하며 환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은 한 달 전에도 같은 식당에서 비슷한 일을 벌였다는 것이고요. 음식을 다 먹은 뒤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같은 음식을 다시 가져오라”고 요구해 먹고 간 것입니다. 음식점 주인은 가게 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속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CCTV 영상에는, 군복을 입은 남성과 여성, 사복 차림의 또 다른 여성이 등장해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 먹고 있는데, 이때 군복 입은 젊은 여성이 음식을 먹다 말고 의자에 걸려있는 담요에 뭔가를 떼더니 식탁 위 휴지에 올려놓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유튜버 A씨는 해당 언론에 “햄버거가 담긴 그릇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됐고, 이를 휴지에 올려놨다”고 밝혔다. 이후 휴지를 식당 종업원에게 보여준 뒤 먹던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주장한 것이고, A씨는 담요에서 무언가를 떼 휴지에 올려놓는 CCTV 화면에 관해서는 “담요에 묻어 있던 감자튀김 조각을 떼어내 휴지에 올려놓는 장면”이라고 반박 했습니다. 또한, 한 달 전에도 같은 식당에서 음식을 다 먹은 뒤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음식을 다시 가져오라고 요구한 행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이승우> ‘무전취식’ 문제가 옛날 일인 것 같지만, 현재도 상당히 꾸준히 일어나고 있죠?
◆ 신명철> 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고 달아나는 것을 ‘무전취식’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먹튀 사건’이 해마다 10만건 이상 경찰에 신고되고 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는 먹튀 피해 호소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고,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경기도 남양주의 한 곱창집에서 일가족이 8만 3천원 어치의 막창을 먹은 후 남은 음식까지 포장했는데. 이후,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사라지는 일이 있었고요. 울산에서는 남녀 두 명이 무려 17만 원 어치의 음식을 먹은 뒤, 그대로 달아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 이승우> 요즘엔 결제를 비대면으로 하거나, 이체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걸 이용한 사기 수법도 있다고요?
◆ 신명철> 신종 수법인데요. 은행 어플을 이용해 음식값을 이체해주겠다며 금액이 찍힌 화면을 보여준 뒤 곧바로 이체 취소 버튼을 누르는 것이죠. 이밖에도 음식 배달이 늘어나면서 현장 결제, 계좌이체 등 후불 결제 시스템을 악용한 배달 먹튀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음식을 받은 뒤, 돈을 주지 않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배달을 시킨 뒤, 음식이 오지 않았다고 환불을 받고 배달된 음식을 몰래 가지고 오는 황당한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 이승우>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 입장에선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것들이 쌓이면 자영업자 입장에선 큰 손해가 되는 거잖아요. 이런 ‘무전취식’ 행위로 실형이 나오기도 하나요?
◆ 신명철> 네, 무임승차나 무전취식에 대하여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서는 ‘영업용 차 또는 배 등을 타거나 다른 사람이 파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 값을 치르지 아니한 사람’에 대해서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전취식 행위는 동시에 형법상 ‘사기’ 행위에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절도죄 등으로 징역형을 받아 출소한 사람이 한달정도 만에 음식점에서 소고기 2인분, 공기밥, 음료수 등 4만 원 어치를 무전취식한 사건에 대하여 동종 무전취식 사기 범행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많고 출소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범행을 저지른 점, 거처없이 노숙생활을 계속하여 재범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6개월 선고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 이승우> 요즘 거의 모든 식당에 CCTV가 있어서 무전취식한 사람의 얼굴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요?
◆ 신명철> 먹튀 방지를 위해 CCTV를 공개하고, 현상금까지 걸어 공개수배를 하기도 하는데. 일부 사건들의 경우, CCTV 공개 하루 만에 음식값을 이체해오거나, 식당에 직접 찾아와서 돈을 지불하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보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먹튀 손님의 얼굴이 공개된 CCTV 화면을 공개적인 곳에 게시하게 되면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실제로 지난해 연말, ‘한 커플이 먹튀를 했다’며 가게 측이 모자이크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CCTV를 공개한 일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후 ‘아르바이트생의 계산 실수’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상이 공개됐던 손님이 가게 업주를 역으로 고소한 일도 있었습니다. 온라인상에 영상을 올릴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되어 사실 여부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이승우> 사실관계 확인도 명백히 하실 필요가 있고, 형사적인 처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실 필요가 있다.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전취식이 ‘경범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것은 착각입니다. 무전취식 행위가 반복되면, 사기죄가 적용되게 됩니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 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피해를 반복 양산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실형이 선고되어 구속될 수 있습니다. 처음 적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과거 비슷한 범죄로 무전취식 범행이 발각되게 된다면, 초범임에도 상습적인 무전취식 사기로 법원의 단기 실형이 선고될 수 있음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네, 오늘 ‘무전취식’ 사건을 다뤄봤는데요.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신명철> 코로나 때문에 폐업 가게가 늘고 있는 등 자영업자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범죄로 힘든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겠죠. 아무리 금액이 적더라도, 무전취식은 엄연한 범죄이므로 반드시 삼가고 근절되어야할 것입니다. 피해를 본 업주 입장에서는, 반드시 신고하여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적발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 이승우> 사회적으로 보면 상당히 심각한 ‘신용을 훼손시키는 사기 행위’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피해 예방을 위한 벌금, 처벌의 부분에서 의견이 있습니까?
◆ 신명철> 사실은, 초범의 경우에는 벌금 액수가 낮아 ‘피해 예방을 위해 벌금 액수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처벌의 강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적발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지고요. 따라서 가게 업주 입장에서는 ‘CCTV 설치 및 CCTV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고지하는 것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겠고, 피해를 입었을 때는 반드시 신고 하심을 권유 드립니다.
◇ 이승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신명철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신명철>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