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전화
유책배우자에게 위자료 지급, 재판부 판단 분석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위자료’ 관련 사건입니다. 부부의 관계라는 것은 하루하루 매우 좋기도 하고, 매우 나빠지기도 합니다. 때론 하나의 단어, 한 번의 표정이 인상 깊게 남아 갈림길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혼소송의 위자료와 관련된 법원의 기류 변화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 김나연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김나연 변호사(이하 김나연) > 네, 안녕하세요. 김나연 변호사입니다.
◇ 이승우 > 오늘 어떤 얘기 해주실건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려요.
◆ 김나연 > 이혼 소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한때 부부였던 관계에서 서로를 질책하고 싸우며 갈라서게 되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이혼의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 때문인지, 그 원인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소송의 쟁점이 되는데요. 이를 고려해서 정해지는 이혼 소송 위자료는 보통 2,000만 원 내외인 경우가 많고 3,000만 원 이상이 인정되기도 쉽지가 않은 것이 법원의 경향입니다. 혼인 기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을 텐데도, 생각보다는 금액이 넉넉하지 않죠. 이에 대해,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배상액이 다른 손해보다 인정되는 정도가 상당히 적다, 특히 이혼 사건 위자료 액수는 물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10년간 제자리라 현실 반영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유책배우자인 전남편에게 2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내려져,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위자료의 액수가 과감해질 흐름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 이승우 > 그럼 바로 사건으로 들어가보죠. 우선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인용된 사건이죠?
◆ 김나연 > 우리 법원은 이혼에 대해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혼인 관계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유책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한 마디로, 혼인 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온 책임이 있는 당사자는 먼저 나서서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파탄에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유책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하면,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법원에서는 잘 인용해주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2억 원의 위자료 지급 인용 판결이 난 사례는 그 예외에 해당하는 사안입니다.
혼인 생활 중 외도를 하고 가출하며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뒤 상간녀와 부정한 관계를 시작하는 등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을 제공한 유책배우자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두 차례나 이혼 청구를 해서 끝내 인정된 것입니다. 처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이유 없다’라면서 3심인 상고심까지 모두 기각당했는데, 2년 7개월 뒤 다시 이혼 청구를 해서 2심인 항소심에서 인정된 경우였습니다.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책임은 남편의 유책행위지만, 기타 갈등도 상당한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임에도 예외적으로 인정되었던 것입니다.
◇ 이승우 >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위자료 지급’ 부분이죠.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한 건가요?
◆ 김나연 > 긴 소송으로 힘들었는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임에도 인정되기까지 한 상황인 데다가, 전남편은 첫 이혼 소송을 제기한 직후부터 이혼 소송 외에도 전처를 상대로 각종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고통을 주고 있었기도 해서, 전처가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는 상당했을 겁니다. 법원은 전처의 이와 같은 고통을 헤아려주었습니다. 전처는 이혼이 확정된 후 2년 뒤, 전남편을 상대로 5억 원의 위자료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해당 소송에서, ‘전남편은 두 차례에 걸친 장기간의 이혼 소송과 함께 각종 민사소송까지 제기했고 대부분 패소했는데, 그러한 무리한 소송 과정, 그리고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임에도 예외적으로 인정된 상황이 전처에게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었을 것’이라면서, 이를 고려해서 상당 기간동안 고통받은 전처에게 이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무려 2억 원의 위자료가 인정된 것입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 액수가 보통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선으로 책정되는 점, 이 사건 역시도 1심에서는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는데 항소심에서 증액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위자료 2억 원의 인용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 이승우 > 위자료 2억 원 인용이라는 점이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인데요. 다른 쪽으로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용한 점도 특이해 보입니다. 앞으로 이런 판결도 이어질 거라고 보세요?
◆ 김나연 >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 민감해지고 있는 사회의 추세를 고려할 때, 유책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금액은 큰 폭으로 상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고등법원의 판결은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인 노소영씨 사안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유책배우자의 위자료를 인정하는 사안들이 적지 않고, 이를 우리나라에서도 실시간 뉴스로 접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법원 판결을 예측해볼 수 있는 근거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승우 > 오늘 이례적인 이혼 소송 사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사건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 김나연 > ‘이제는 이혼 소송 위자료 기준이 억 단위까지 상향된 건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여러 가지로 특별한 사정들이 있어요. 10년이 넘는 두 차례의 긴 소송이었다는 점, 그런 긴 소송으로 고통받았는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인정되기까지 했다는 점, 전남편이 재산분할로 1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받았다는 점 등인데요. 이러한 특수한 사실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에, 이 사례만 가지고 이혼 위자료에 대한 법원의 입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라고 단정 짓기는 다소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향후 거액의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는 분위기에 일조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법원에서도,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들을 토대로 손해배상액의 수준과 그 타당성을 점검하기 위한 ‘손해배상소송 커뮤니티’가 개설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정신적 손해배상액이 상향되는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책배우자들에겐 경고가 될 것이고, 유책배우자들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겠네요. 이혼 소송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의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위자료의 액수에 행위의 정도나 고통의 수준 등이 이전보다는 더 세심하게,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고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이든 청구를 당하는 쪽이든, 소송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긴장감과 필요성이 대두될 것 같네요.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기존에 인정되던 금액 흐름만 보고 크게 실익이 없을까 봐 망설이셨다면, 혹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고 이에 대응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면, 혼자 단정 짓고 결론 내지 마시고 전문가와의 상담으로 그 고민을 함께 나눠보시면 어떨지 권하고 싶습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나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나연 >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