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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생적 사이보그'…"윤리가 사람 만든다" [안성훈 변호사]

조회수 : 160

 

 

Ⅰ 안성훈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


철학자 앤디 클라크는 태생적 사이보그(natural-born cyborgs)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과 기술의 공생이 굉장히 일반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이보그를 '자아가 생물학적 뇌와 비생물학적 회로들에 두루 펼쳐져 있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스템'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의 마음이 생물학적 신체 경계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외부에 두루 널려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계산할 때 그 과정을 메모하고 그것을 확인하며 계산함으로써 일부 작업을 메모지에 맡긴다.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저장한다든지, 내비게이션의 보조를 받아 운전하는 행위 같은 것들이 모두 앤디 클라크가 사용한 의미에서 사이보그적인 것이다.

 

제1차 산업혁명(동력의 혁명), 제2차 산업혁명(자동화의 혁명) 그리고 제3차 산업혁명(연결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이 세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제3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정보화 혁명은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표지되는 ‘연결’을 이루어, 서로 독립된 개체가 연결해서 이루는 즉, '온라인(online)'을 매개로 한 사이버 세계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여전히 인간이 자신의 사이보그적 성격을 확장하는 수준이었다.

 

근래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러서는 자동화는 자율성으로, 연결은 융합으로 비약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세계가 태동하고 있다. ‘자율성’의 주체는 인간뿐이었는데 인간이 아닌 존재의 자율성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단순히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융합되어 새로운 존재자로 등장하는 시대다. 결국 제3차 산업혁명까지는 인간이 기계와 컴퓨터를 작동하기 위해 명령을 하는 자리에 있었지만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계와 컴퓨터가 인간의 명령 없이도 독자적으로 소통하고 판단하기에 이르렀고, 여기에서 핵심은 '인공지능(AI)'이다.


인공지능은 시스템이 사물과 소통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성하면서, 수많은 자율적인 판단을 수행한다.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에 많든 적든 '스스로 판단할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운전도, 생각도, 판단도 이제 조금씩 인공지능이 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자율성이 곧 책임의 근거라는 점이다. 인간은 자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기계(인공지능)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곧 '기계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관련한 담론마다 '윤리'라는 키워드가 함께 붙어 나온다. 윤리는 책임에 관한 것이다. 필자는 그래서 윤리가 인간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서로를 안전하게 보전하는 인간 고유의 사회적 지능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가 사람을 보전하고, 윤리가 사람을 만든다(Ethics maketh man)고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말에 윤리라는 키워드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곧 인공지능을 둘러싼 책임에 대한 고민을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기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인간이 아닌 자율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인간이 아닌 자율성의 뒤에 숨어 막대한 이익을 취하려고 골몰하고 있는 세력은 어떻게 다룰 것인가.

 

삶의 지평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는 지금의 시대, 윤리성에 대한 골몰만이 우리를 사람으로 보전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3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