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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돈, 숨긴다고 모를까?…'꿩이 놀라 숨는 모습'과 같아! [이승우, 신명철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13

 

돈, 숨긴다고 모를까?…'꿩이 놀라 숨는 모습'과 같아!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강제 집행 면탈죄’입니다.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면탈, 즉 피해서 도망친다는 뜻인데요, 금리 인상기, 채무자의 강제집행 면탈죄 사안이 증가할 수밖에 없죠. 이 강제 집행 면탈죄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신명철 변호사와 함께 알아봅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신명철 변호사(이하 신명철)>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오늘 주제가 상당히 낯선 단어입니다. ‘강제 집행 면탈죄’, 익숙하지 않은 죄명인데요. 어떤 경우에 이 죄가 해당하는 건가요?

 

 

◆ 신명철> 길을 가다보면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라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떼인 돈을 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채권이라고 하고, ‘받아내는 행위’를 채권추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채권추심업이 성행하는 것은 돈을 받아낼 수 있는 판결 등의 집행권원이 있더라도 채무자들이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허위채무를 부담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악성채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송 업무에서 어렵게 승소를 했는데, 채무자에게 아무런 재산이 없어 승소 금액을 받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빈번합니다. 따라서 우리 형법은 이러한 행위를 처벌하는 ‘강제 집행 면탈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재산이 다 없어진 상태가 되면, 법원 판결을 받더라도 ‘휴지다’라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요. 그럼 실제 사건을 통해서 ‘강제 집행 면탈죄’에 대해 더 알아보죠. 어떤 사건을 준비해 오셨나요?

 

 

◆ 신명철> 피고인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입니다. 위 조합은 조합이 시공하는 아파트의 시공회사로부터 추가공사비 약 6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당하게 되었고, 이 시공회사는 소송청구와 더불어 2014년 6월 23일 조합의 예금채권통장에 가압류 신청을 합니다. 가압류란 판결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단 집행할 수 있는 재산을 임시로 압류하는 법원을 결정을 말합니다. 문제는, 피고인은 가압류 결정 전 2014년 6월 30일부터 2014년 7월 3일까지 조합 통장에서 34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시공회사는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하여 채권자인 동 회사를 해하였다는 취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게 됩니다.

 

 

◇ 이승우> 가압류를 피하려고 현금으로 인출했다는 이야긴데요, 어떻게 사건이 진행 되었습니까?

 

 

◆ 신명철> 수사 단계에서 검사는 피고인을 강제 집행 면탈죄로 기소하였고요. 제1심 및 제2심 법원은 위 현금 인출 행위를 재산 은닉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하게 되는데, 대법원에서는 결론이 달랐습니다.

 

 

◇ 이승우> ‘강제 집행 면탈죄’의 관련 법률 내용과 함께, 대법원 판결 내용 좀 더 살펴볼까요. ‘강제 집행 면탈죄’의 요건, 그리고 법정형은 어떻게 됩니까?

 

 

◆ 신명철>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은닉, 손괴, 허위양도, 허위의 채무 부담. 이 네 가지만 해당이 되고, 나머지는 해당 사항이 없는 거군요?

 

 

◆ 신명철> 맞습니다. 구속 요건 관련해서 채권자는 실체법적 채권이 존재하고 그것을 강제집행할 수 있을 것임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진짜 채권자여야 한다는 의미군요?

 

 

◆ 신명철> 네, 맞습니다. 단순 집행권원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부족하고요. 실제 행위 당시에 강제집행할 수 있는 채권이 존재하는지 형사절차에서 독자적으로 심리, 판단되어야 합니다.

 

 

◇ 이승우> 그렇다면 채권이 있었는데, 강제 집행 면탈 행위 전에 돈을 변제 받았습니다. 그럼 채권이 소멸했으니 집행 면탈이 될 수 있는 실제 채권이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의미인가요?

 

 

◆ 신명철> 그렇습니다. 행위 전에 그 채권이 소멸되었다면 해당되지 않지만, 행위 이후에 어떠한 사유로 채권이 사라지게 되었다면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에서 ‘그렇다면 실제로 이 채권이 어떻게 존재했느냐’에 대해 심리를 하였는데요. 민사사건에서의 진행이 상고심에서 의미 있게 반영되었습니다. 시공회사는 민사소송을 제기를 했고요. 1심에서는 일부 승소판결이 선고되었으나, 그러나 항소심에서 추가공사 실시 및 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관련하여 총회 의결도 거치지 않아 도시정비법상 무효라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요.

 

 

◇ 이승우> 1심 판결은 ‘일부 채권이 있다’는 판단이고, 항소심은 ‘지급할 채권이 없다’ 이렇게 판단했다는 거군요.

 

 

◆ 신명철> 네. 시공회사가 대법원에 상고하였지만 전체 소취하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볼 때, ‘시공회사의 추가공사비 채권의 존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기존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하급심에 환송하게 됩니다.

 

 

◇ 이승우> 지금까지는 형사적인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강제 집행 면탈은 민사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이죠?

 

 

◆ 신명철> 네, 강제 집행 면탈은 형사 이외에도 민사를 통해 민법 제406조 사해행위취소소송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일반채권자들을 위한 공동담보의 부족상태를 유발 또는 심화시킨 경우 원상회복 시키는 소송에 해당합니다.

 

 

◇ 이승우>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스스로 변제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국가 사법권의 힘을 빌려 채무를 회수하게 되는데, 이것을 강제 집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채무자가 채권자의 강제 집행을 예상하고 이를 모면할 목적으로 자기 소유의 재산을 숨기거나, 훼손하거나, 제3자에게 거짓으로 권리를 넘기거나, 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채무를 부담하는 것처럼 꾸며서 채권자의 강제 집행을 방해하면 강제 집행 면탈죄로 처벌 하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늘 ‘강제 집행 면탈죄’와 관련된 사건을 다뤄봤는데요.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어서, 이런 문제에 연관되면 전문가의 법적 조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신명철> 이 사건은 가압류 조치가 되기 전 돈을 빠져나갔는데, 가압류가 조금 더 빨리 되었으면, 예컨대 소 제기 전 등 은밀하고 신속하게 되었다면 사실은 형사분쟁이 발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이고요. 또한, 시공회사가 61억 원이잖아요. 가압류 결정 받았을 때, 현금 담보를 내야하는데 그 금액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시공회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가 발생했는데, 그만큼 채권추심 등 권리행사와 관련하여 가압류 가처분 같은 보전 조치를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반대로, 채무자의 입장에서 재산행위와 관련하여 억울하게 형사사건이나 사해행위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다면 핵심 요건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신명철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신명철>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