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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SNS에 일본풍 주점 사진을 게시하고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은 전 양궁 국가대표 안산 씨를 자영업자 단체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집합 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은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해야 성립한다"며 "자영업연대를 피해자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안 씨가 '자영업자'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라는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이 명백하다고 할 수도 없어 명예훼손 등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19일 자영업자 단체 '자영업연대'는 "안 씨가 일본풍 주점에 매국노라고 주장하며 선량한 자영업자 전체를 모욕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자영업연대는 "안 씨는 경솔한 주장으로 해당 주점 브랜드 대표와 가맹점주는 물론, 일본풍 음식을 파는 자영업자 그리고 오늘도 묵묵히 가게를 지키는 700만 사장님 모두를 모독했다"며 "자영업자의 피해를 신경 쓰지 않는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의 안일한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고소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 단체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안 씨의 책임 있는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바"라고 부연했다.
앞서 안 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국제선 출국(일본행)'이라고 일본식 한자로 적힌 전광판 사진을 올리고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이 전광판은 광주 광산구 소재의 한 쇼핑몰 일본 테마 거리 입구 장식을 위해 설치됐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이 사안에서 '매국노'라는 표현은 사실 또는 허위사실 적시보다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표현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친일 매국노'라는 표현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 또는 경멸적 감정을 표하는 것에 해당함은 분명하다고 판시한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저 사진과 글만으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피해자가 누구인지의 문제가 남을 것 같다. 해당 지역 거주자들이 저 사진만으로 해당 업소를 알 수 있다면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자영업연대를 피해자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당 업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집합 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은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해야 성립할 수 있다"며 "안 씨가 '자영업자'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라는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이 명백하다고 할 수도 없어 자영업자 일반에 대한 명예훼손 등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점주에 대해서는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명예훼손 등이 문제 될 수 있다"며 "영향력 있는 사람의 표현은 그 무게가 크다는 점에서 업무방해 혐의까지 고려할 수는 있지만 고의 등 요건이 실제로 인정되는 것은 어려운 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최건 변호사는 "사실적시가 아니라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을 듯하다"며 "문제는 모욕죄 성립 여부인데 그 가게라고 특정도 안 했을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성립이 쉽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김도윤 변호사는 "안 씨의 발언이 사실적시 혹은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지도 의문이지만, 자영업연대라는 특정 집단의 명예가 훼손된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아마도 안 씨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 조명을 받다 보니 이에 대한 비법률적 대처로서 고소한 것 같은데 법률적 의미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점주가 고소하더라도 안 씨의 글이 특정 업체(업주)에 대한 것인지 문제가 있고 명예훼손에 해당할지는 의문"이라며 "명예훼손이 아닌 모욕죄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욕죄도 구성요건이 될지는 조금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81114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