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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기소유예=무죄?' 기소유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박기태, 조범석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25

 

'기소유예=무죄?' 기소유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박기태 변호사(이하 박기태) >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오늘 진행을 맡은 박기태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기소’ 관련 내용입니다. 지난해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검찰 및 보호관찰소로부터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마약류사범 4명 중 1명 이상이 교육 조건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약사건의 경우 기소유예 조건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사의 처분인 ’기소유예‘처분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마약류와 관련된 기소유예 처분의 의미를 검찰출신 형사전문변호사인 조범석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조범석 변호사(이하 조범석)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법승의 조범석 변호사입니다.

 

 

◇ 박기태 > 오늘 어떤 얘기 해주시는 건가요?

 

 

◆ 조범석 > 검찰수사관으로 근무하며 접했던 피의자나 범죄피해자들 그리고 변호사로서 만났던 의뢰인들 중 많은 분들이 기소유예 처분이라는 말을 들으면 직관적으로는 이해를 하는데, 실제 그 의미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소유예 처분의 의미와 법적 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데 전과나 어떤 제한요인이 있는지,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이 실무적으로 어떤 실익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 박기태 > 그럼 기소유예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 조범석 >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고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소송 조건이 갖춰졌지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의 일종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7조) 범인의 연령, 성행 등은 형법 제51조에서 양형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피의자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초범이고, 범죄의 정도가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경우 또는 범행을 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점이 있는 경우 등에는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등 피해회복이 양형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최근 검·경 수사권조정 및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관에게도 무혐의로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지만, 여전히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 박기태 > 많은 분들이 기소유예 처분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양형의 무게도 가볍게 보는 것 같고요. 이것 잘못된 것 아닌지? 어떻게 보시나요?

 

 

◆ 조범석 > 많은 사람들이 기소유예 처분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기도 하는데(대표적 예가 “합의했으니 기소유예는 무조건 받겠네”), 실무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범죄전력이 있어서도 안 되고, 죄질도 아주 나쁘지 않아야 하며 기타 여러 양형 조건들이 양호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피의자가 평소 법을 지키면서 살아온 점,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아 처벌가치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담당 검사에게 잘 설명해야 합니다. 또, 기소유예 관련해서, 의뢰인으로부터 자주 질문 받는 내용 중 하나가 이런 범죄도 기소유예가 가능할까요? 하는 질문입니다. 기소유예가 가능한 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가 정해져 있지는 않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아주 중한 범죄도 기소유예가 가능할 것 같아 보입니다. 법무법인 법승의 성공사례 중에는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에서도 사건 경위, 과실의 정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소유예가 기본적으로 재판에 넘길 사안이지만(즉 유죄이지만) 여러 정상조건들을 참작해서 수사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한 범죄라고 하면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한 범죄라는 것이 죄명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같은 죄라도 특정 사건에서 범행의 경중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10년 사이에 압도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범죄라고 할 수 있는 성폭력특별법상의 카메라이용촬영죄의 경우, 촬영된 부분이 신체의 주요부위인 경우에는 합의가 되더라도 기소유예 처분이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것이 검찰실무입니다.

 

 

◇ 박기태 > 기소유예 관련해서 ‘전과가 있으면 기소유예 안 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건 실제로 어떤가요?

 

 

◆ 조범석 > 이 질문도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인데, 초범이라고 하면 기소유예를 받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과가 있다고 해서 기소유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전과가 동종 전력인지 이종 전과인지에 따라 기소유예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달라집니다. 실제로 이종 전과가 몇 개 있는데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물론 이 경우에도 새로운 범죄가 중한 범죄면 안 될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면에서, 그 요건으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없을 것을 명문으로 규정한 선고유예 제도(형법 제59조, 마찬가지로 유죄이지만, 형의 양형 사유들을 고려하여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해 주는 것)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 박기태 > 기소유예가 무죄는 아니라는 것인데, 사람들이 이 의미를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실무적으로 기소유예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

 

 

◆ 조범석 >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려고 하는 이유는 기소유예 처분에 따라 신분 박탈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공무원(지방공무원, 국가공무원, 교육공무원) 그리고 공공기관 종사자들, 사립학교 교원 같은 경우는 성범죄 사건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유죄가 확정되면 법에 의해서 당연퇴직 사유가 됩니다.

그런데, 일단 성범죄로 재판으로 회부되었을 때, 벌금 100만 원 미만의 형 선고를 받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특히 사안이 비교적 경미한 경우라면 어떻게든 아예 기소조차 안 되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 기소유예가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도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흔히 뺑소니라고 부르는 특가법상 도주치상 사건에서, 일단 혐의가 인정되면 경찰수사 단계에서부터 면허취소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게 되는데요, 도주치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만약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면, 면허가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도로교통법 규정에 의거해서 면허를 재취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기소유예 처분이 아니라 재판으로까지 넘어가서 유죄선고를 받게 되면, 기소유예 처분 때와 같이 면허를 재취득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 면허정지 등으로 처분을 감경 받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소유예 처분은 행정처분에 있어서도 큰 실익이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기소유예 처분이 불기소 처분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범죄혐의는 있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형사사건에서 피해회복이 안 된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불법행위의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완전히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는 좁은 개념의 불기소 처분과는 구별되는 것입니다.

 

 

◇ 박기태 >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의 경우, 교육이수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 향후의 검찰청의 마약사건의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운영 방침의 변화 가능성(기소유예를 줄이거나, 조건을 더 강화하는, 유예 전 교육이수 요구 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조범석 > 가령, 검찰에서는 단순투약 마약사범에 대해서는 치료 혹은 재활조건부 기소유예제도를 도입해 실시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약사범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기조가 대두됨에 따라 검찰도 그에 발맞춰 기소유예 조건을 엄격하고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 박기태 > 오늘 ‘기소유예’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 조범석 > 기소유예 처분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게는 여러 모로 이익이 되는 기회입니다.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주로 보호관찰소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경우에는 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깨닫고 다시는 범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가 아닌 일반 기소유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검사가 선처를 해 주는 취지를 잘 생각해서 준법의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기태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조범석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조범석 > 감사합니다.

 

 

◇ 박기태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오늘 진행을 맡은 박기태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