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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임 혐의 친모 유죄 판결 불구
정상 참작…단장 등 형량 줄여
법조계 “중형 선고돼야” 지적
인천 기쁜소식선교회에서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교회 합창단장 등 3명에게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두고 법조계에서 “재판부 판단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피해자 친모의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동시에 '합창단장 등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그의 의사를 받아들여 피고인 3명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범인 친모에게 피고인들을 용서할 권한을 부여한 셈이다.
인천지법 형사13부는 지난 9일 선고 공판을 열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그라시아스합창단 박모(52·여) 단장과 단원 조모(41·여)씨, 신도 김모(54·여)씨에게 아동학대살해 대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4년~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17)양 친모 함모(52)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이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박 단장에게 무기징역을, 조씨와 김씨에겐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한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함씨에겐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그러나 김범선 법무법인 법승 인천사무소 책임변호사는 12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A양 친모가 유족이기도 하지만 합창단장 등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같은 혐의로 재판받았다”며 “이 상황에서 친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이유로 피고인들 형량을 줄여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가 친모의 처벌 불원 의사를 양형 인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면 형량은 배 이상 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박 단장 등 3명에게 적용된 아동학대치사와 중감금, 아동유기·방임 등 3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으며 이에 피고인 한 명에게 최대 21년까지 선고할 수 있었다.
재판부가 형량을 줄이는 데 고려하는 양형 인자는 특별·일반양형인자로 나뉘는데, 특별양형인자에 따라 권고 형량 범위가 결정되면 이어 일반양형인자를 감안해 해당 형량 범위에서 형량을 정하게 된다.
A양 친모 함씨와 친언니는 법정에서 “피고인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재판부는 이를 특별양형인자로 정상 참작해 아동학대치사 형량 범위를 줄였다는 게 법조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미라 변호사는 “가혹 행위를 저질러 미성년자를 숨지게 했는데도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사망하게 한 사건보다 형량이 낮다”며 “교회 관련 사건에서는 신도들이 신앙심으로 묶여 있어 처벌 불원 의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중형이 선고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전날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과 함께 기소된 친모의 처벌 불원을 양형 요소로 판단한 것은 법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아동학대살해죄가 무죄인 것도 이해할 수 없으며 형량 자체가 너무 낮아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 :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3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