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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유지와 재건 위한 투트랙 전략 [이승우 변호사]

조회수 : 44

 

 

농촌은 우리의 뿌리이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터전이다. 하지만 지금의 농촌은 쇠락의 정점에 서 있다. 고령화된 농민들의 어깨 위에는 전통 농업의 무게가 얹혀 있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빈집과 잡초로 채워지고 있다. 농촌을 살리려는 시도가 그동안 수없이 이어졌지만, 그것은 이미 침몰해가는 배의 구멍을 땜질로 막는 것과 같았다.

이제 우리는 농촌을 유지하며 동시에 재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존의 구농촌은 전통을 유지하고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신농촌을 건설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농촌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아니다. 농촌의 과거와 미래를 나누어 각자 맞는 역할에 심신의 에너지를 온전히 다하게 하는 것이다.

 

구농촌은 고령화된 농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남겨야 한다. 그들은 이 땅을 일구며 평생을 바쳐온 이들이다. 그들의 삶은 급격한 변화 없이 평온하게 이어져야 한다. 빈집은 정리하거나 리모델링해 공공 용도로 활용하고, 경작지는 협동조합이나 공동 경작 체제로 운영하거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해 나가야 한다. 구농촌은 보존과 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공간이자, 시간을 견디는 터전으로 남겨야 한다.

 

신농촌은 완전히 새로운 농업과 삶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구농촌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첨단기술과 현대적 생활 인프라로 무장한 새로운 농촌으로 건설돼야 한다. 신농촌은 스마트팜, 자동화 농기계, 데이터 기반의 농업 생산시스템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농업은 더이상 노동집약적 작업이 아니라 기술과 효율성의 결합체가 돼야 한다.

 

이곳의 농민들은 처음부터 새로운 농업 기술을 배우고, 관리자로서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더 나아가 가공산업과 유통시스템을 연계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촌 경제를 자생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신농촌의 주거 환경 역시 도시와 견줄 만큼의 수준을 갖춰야 한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농업의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은 농촌에서 미래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농촌은 현대적 주택과 교육·의료·문화 시설을 갖춰야 한다. 도시의 삶과 농촌의 가치를 결합한 새로운 공동체를 제시할 때 비로소 청년들은 농촌에서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신농촌의 건설에는 당연히 재정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 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회수 가능한 재정이다. 인구 1000명 규모의 신농촌을 기준으로 약 1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20∼30년에 걸친 장기 분할 원금 회수 구조를 취할 수 있다. 농업소득을 기반으로 한 장기 상환은 정착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구농촌과 신농촌은 단순히 나란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축은 서로를 보완하며 새로운 농촌 모델을 만들어간다. 투트랙 전략은 농촌을 단순히 보존하거나 재건하려는 것을 넘어, 농촌과 농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구농촌과 신농촌의 분리와 조화는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다. 구농촌이 그 자리에 남아 시간을 품고, 신농촌이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면, 우리는 비로소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농촌을 살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땅과 삶, 그리고 시간을 잇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이다.

 

이승우 법무법인 법승 대표변호사

 

 

 

출처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1223500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