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 | 아청법 강간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을 탄핵하여 전부 무죄 이끌어낸 사례

의뢰인은 친구들 및 친구들의 지인들과 모텔에서 술을 마시고 자리를 파한 후, 피해자와 같은 방에서 쉬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와중에 피해자의 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갑작스럽게 강제로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ㆍ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은 일반 강간사건과 달리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가 한 침대에 누워 있는 공간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점에서 일반 강간사건과는 결을 달리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 피해자 친구의 목격 진술 마지막으로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가 이 사건 직후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메시지 대화 내역이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자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했던 것은 사건 직후 나눈 대화 내용 속에서 피해자가 하지 말라는 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피고인이 강제로 삽입하였다는 내용을 피해자의 친구에게 말하는 장면과 이에 호응하는 피해자 친구의 메시지였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과 여러 번의 면담을 나누었고,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차례 추궁하였고, 그럼에도 일관된 태도로 진술하는 피고인의 말을 신뢰하기로 하고 무죄 주장을 펼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본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 당시에 대해 다소간의 잘못된 기억이 있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변론을 펼쳤습니다.

 

먼저, 고소인의 고소 동기에 대해 주목하였습니다. 고소인은 10대 가출 청소년으로(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측) 사건 당시 즈음을 전후로 약 2주 동안 하여 모텔에서 남자들과 자주 술을 마시고 숙박을 하였습니다. 고소인은 고소를 하기로 결심하기 며칠 전부터 모텔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어울렸던 사람들(피고인의 친구들 내지 피고인 친구의 지인)로부터 술값과 모텔값을 내라는 협박을 받아 왔고, 이에 채무를 면탈하기 위해 고소를 했음이 정황상 유력해 보였습니다.

 

우리 사건 의뢰인이 기소가 됐던 결정적인 이유는 인스타그램 dm 메시지 내용 때문이었는데, 인스타그램 대화 내용을 제외하고는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 성관계 직전까지는 자발적으로 스킨십을 했었음을 자인하였고, 피고인이 협박을 하거나 폭행을 한 것은 다리를 강제로 벌리고 억지로 삽입을 하였다는 점 정도였다고 진술한 것에 주목하였습니다. 즉, 성관계 직전(삽입)까지 항거를 곤란하게 할 만한 상황이 고소인의 진술만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메시지의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대화 전체의 ‘맥락’에 주목하였습니다. 해당 대화 내용 자체만 보더라도 고소인이 성관계 당시 강압적으로 간음을 당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피해 진술로 보기에는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는 흔적이나 고소인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내지는 피해를 호소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적극 주장하였습니다. 즉, 하지 말라는 표현을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강압’적으로 ‘폭행에 준하는 유형력을 행사’하여 '항거를 곤란케 한 다음‘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소인이 성관계 직후에도 피고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잠이 든 점, 피고인이 잠이 드는 것을 확인하였는데도 현장에서 이탈하지 않았고, 잠에서 먼저 깼음에도 뒤늦게 깬 피고인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점 등 현장을 이탈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탈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성관계 직후에도 친밀한 감정을 느꼈다는 점에도 주목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의뢰인이 제출한 증거자료와 피해자와 피해자 친구 진술의 신빙성, 증거기록에 현출된 여러 가지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보통의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있는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높은 증명력을 부여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는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그러하였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 진술과 법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던 점, 목격자인 피해자의 친구도 납득할 수 없는 진술을 여러 차례 한 점, 사건 당시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은 점, 메시지 자체의 전체적인 맥락, 사건 직후 상황 및 고소인의 태도, 고소인의 고소 동기, 사건 당시 상황이 일관되지 않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생기는 점 등 때문에 고소인 주장 및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있는 것 같은 상황에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유죄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현재 성범죄 사건에서의 실무관행에도 형사재판에서 관철된 사례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죄 |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