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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범죄 리니언시 제도, 불법에 면죄부…내부 기준 명확해야" [안성훈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35

 

 

검찰이 마약범죄 조직 내부자가 제보할 경우 형을 감경·면제해 주는 이른바 '리니언시 제도(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리니언시는 위법한 행위의 적발을 촉진하는 효과가 분명하지만 동시에 위법한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한다는 단점이 항상 따라다닌다"며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대법원 양형 기준처럼 내부 기준이 명확히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급증한 마약범죄에 대응하고 추가 범죄를 차단·예방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전날 밝혔다.

 

리니언시 제도 도입은 마약범죄가 점점 국제화·조직화하는 데 따른 조치다. 범죄조직이나 공범, 범죄수익을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부자의 자발적인 신고나 제보가 절실한데, 지금처럼 제보자도 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단속된 마약사범은 2만7611명으로 5년 전인 2018년(1만2613명) 대비 약 120%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연간 마약 압수량 역시 414.6㎏에서 998㎏으로 약 2.4배 증가했다.

 

대검은 기존 100만∼5000만원 범위에서 지급하던 마약류 신고보상금 상한 역시 1억원까지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마약 압수량이나 사안의 중대성이 클 경우에 예외적으로 보상금을 1억원 넘게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김도윤 변호사는 "리니언시 제도는 보통 공정거래법상 담합행위를 적발하는 데 많이 이용되고 실제로도 그 효용성이 높다"면서도 "리니언시 제도 자체가 불법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기에 '과연 사회적 정의에 합당한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를 악용하면 가장 큰 불법을 저지른 범죄자가 오히려 가장 작은 처벌을 받게 되는 역차별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또 리니언시 제도가 도입되면 마약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물적 증거 및 범죄자를 잡기 위한 노력보다는 리니언시를 통한 수사에 집중할 가능성 등이 있기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 이후 여러 여건상 검찰의 마약사범 직접 수사가 어려워지면서 틈새를 노려 마약사범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리니언시 제도 도입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마약사범의 경우 다른 마약사범을 제보하거나 윗선에 대해 진술하는 경우 이미 검찰에서 낮은 구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 도입은 아닌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감형을 위해 기존 마약사범이 함정수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함정수사가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도 운용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다분히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지현 변호사는 "지금도 수사 협조 정도에 따라서 감형되거나 선처받긴 한다"면서도 "중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이 제도를 통해 처벌을 안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이 중요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대법원 양형 기준처럼 제보 수준에 따른 내부적 기준이 명확히 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리니언시는 위법한 행위의 적발을 촉진하는 효과가 분명하지만 동시에 위법한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한다는 단점이 항상 따라다닌다"며 "특히 형사처벌에 적용되는 경우, 아직 우리 법감정에 어울린다고 보이지 않는 플리바게닝, 이른바 형량 거래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약범죄 사건에서 '수사 협조를 했다는 점'이 감형 요인이 돼오긴 했지만, 이를 법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전에 검찰 제도 차원에서 면죄부를 준다는 것은 결이 다른 문제"라며 "제도 운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820500?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