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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을 하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탄 차량을 들이받아 1998년생 선수에게 하반신 마비 장애를 입힌 3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본인의 일생을 다 바쳐온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는 등 한 청년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사안"이라며 "검찰이 음주 운전에 대해 엄격한 처벌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검은 전날 제주지법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7년 등도 청구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인 만취 상태였다.
피해자 중에서 당시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유연수 선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었다. 그는 그라운드를 다시 밟기 위해 1년여간 재활에 매진했으나 결국 올해 11월 25세의 젊은 나이에 축구화를 벗게 됐다. A씨에게는 지난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라 구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은 점 등을 고려하면 구형량이 적다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양형기준표 상에는 중상해가 발생한 경우 가중하게 돼 있는데 그게 5년"이라면서도 "조금 더 가중해서 구간을 벗어나 구형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정도가 중하니 사망에 준해서 가중, 구형해도 됐을 거 같다"며 "음주운전으로 야기된 결과가 너무 심각하다는 점에서 구형량이 적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도윤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만취한 상태에서 음주 운전을 하고 사고를 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특히 유 선수의 경우 하반신 마비 등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본인의 일생을 다 바쳐온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는 등 한 청년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울러 "검찰이 구체적 타당성, 음주 운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며 "재판부에서 이같은 점을 고려해서 좀 더 엄한 처벌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위험운전치상의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준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경합범의 경우 무거운 죄의 1.5배까지 가중해서 형량을 정할 수 있으니 이론적으로는 22년 6개월까지도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양형기준이다. 위험운전치상의 경우 기본 10월에서 2년 6월의 징역, 가중요소가 있는 경우 2년에서 5년의 징역을 선고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다. 검사로서는 아마 그 기준을 고려해 5년을 구형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물론 양형기준은 법원의 내부 기준일 뿐이고 해당 기준에 따르더라도 두 개 범죄가 모두 무거운 점이나 경합범임을 고려하면 5년을 넘겨 형을 정할 수 있는 사건이며, 검사는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적정한 구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구형은 다소 낮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음주 운전이 초범이라면 검사 구형이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소송에서 인정될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77993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