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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모든 것 [이승우, 안성훈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206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모든 것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사건입니다. 국가 경제의 발전,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업무 외의 강압이나 괴롭힘이 존재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렇지만 정당한 업무의 강도를 요구하거나 또는 업무역량의 부족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을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해서도 안되겠지요. 이렇게 직장내 괴롭힘이란 개념이 제대로 판단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회사 내에서 직장내 괴롭힘으로 사안이 인지되거나 또는 접수되었을 때, 어떠한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사안을 판단하여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할지 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철학‘ 하는 변호사, ’행정법 전문변호사‘로서 어려운 사안을 지혜로운 결론으로 잘 이끌어 내고 있는 법무법인 법승의 안성훈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안성훈 변호사(이하 안성훈)>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변호사> 변호사님 학부 전공이 ’철학‘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서면이나, 입법 자문 의견서를 보면, 표현의 깊이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주제로 들어가보죠. 오늘 주제가 ’직장 내 괴롭힘‘입니다. 관련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되어가고 있죠?

 

 

◆ 안성훈 변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2019년 7월 시행되었고, 국가 및 공공기관에서도 그 기준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계획과 징계 기준을 만들어 시행중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최근 기사를 보면 지난해 국가공무원 중 50명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경찰청, 해양경찰청에서 총 29명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늘어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인식이 어떤 문화에 속한 사람이냐에 따라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신고자도 피신고자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 자체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인 이유도 있습니다.

 

 

◇ 이승우 변호사> 관련 법이 시행된 지 오래되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분들은 적은 것 같아요.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안성훈 변호사> 우선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부터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먼저, 규정의 문언을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기 위해선 먼저 ‘우위’를 이용한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우위은 ‘우월한 지위’의 약어인데요. 우위에는 지위의 우위와 관계의 우위가 있습니다. 지위의 우위는 지휘명령 관계상 또는 직위·직급상 우위를 말하는데, 보통 직장 내 우월한 지위는 상사와 부하, 선후배와 같은 사이에서 성립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요. 다만, 그 지위 구분이 명확하지 않거나 예외적인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피해 근로자가 저항 또는 거절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높은 정도의 직장 내 지위, 인간관계 등에 의한 우월성’의 성립 여부를 살펴서 실질적으로 판단하는데요. 이를 관계의 우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원수의 우위, 연령이나 학벌의 우위, 근속연수의 우위, 직장 내 영향력 등의 우위 등 다양한 관계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 이승우 변호사> 근로기준법 내용을 보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것’도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 안성훈 변호사> 네,  그리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을 것’이 요구됩니다.  판결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은 ‘폭행·상해 등의 신체적 공격 행위’나 ‘폭언·협박 등의 정신적인 공격 행위’와 같이 명백히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뿐만 아니라 ‘업무상 명백히 불필요한 것이거나 수행 불가능한 것을 강제하는 행위’, ‘업무상의 합리성이 없이 능력이나 경험에서 동떨어진 정도의 낮은 업무를 명령하는 행위’ 등 외견상으로 업무 범위 내의 행위로 보이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업무상 적정범위는 실질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서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하지 않은 경우’라고만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서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나아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여야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근무 환경 악화’란,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언이나 욕설이 이에 해당하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겠지요. 다만,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라는 고용노동부의 표현은 명확성이 떨어져서 실질적으로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이승우 변호사> 그런데 업무상 적정 범위를 정확히 어디까지라고 정하는 게 어렵잖아요. 근로자가 힘들거나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과다 업무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요?

 

 

◆ 안성훈 변호사>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럼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잘못해서 지적하거나 회사의 사정에 따라 근무를 배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근로자가 주관적으로 기븐나쁘다거나 ’불필요한 업무‘ ’동떨어진 업무‘라고 주장하면 다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는 거냐’라는 경영자 입장에서의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요구되는 업무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은 정당한 지적입니다. 업무수행능력 부족은 해고사유에도 해당하죠. 그러니까 타당한 근거를 들어서 지적하는 건 당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닙니다.  또 근무를 전환하는 문제도 마찬가지인데요. 근무 전환은 정당한 이유만 있다면 근무의 전환을 명할 수 있습니다. 경영악화나 특정 사업분야의 축소나 폐지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에 따라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근무를 전환한 것이라면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를 타부서에 배치한 것도 인사발령상의 목적이 정당하다며 정당성을 인정한 판결도 나온바 있습니다(청주지법 2023. 8. 14.사례).  그러니까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은 근로기준법의 일반적 개념으로 보충되어야 정확히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변호사> 그렇다면, 실제 사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을 더 자세히 알아보죠.

 

 

◆ 안성훈 변호사> 직장 선배가 후배에게 술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반복하여 말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술자리를 만들어라”, “아직도 날짜를 못 잡았느냐”, “사유서를 써라”, “성과급의 30%는 선배를 접대하는 것이다” 등 반복적으로 술자리를 갖자는 발언을 하고선 수행하지 않으면 후배에게 시말서, 사유서를 쓰게 했다는데요. 여기선 직장 내 입사 선후배라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술자리를 마련하도록 강요하고, 불응하는 경우 시말서 등을 쓰게 하는 등 사회 통념상 상당하지 않은 행위를 했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인 후배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었습니다. 또 회사 임원이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에게 전에 담당하던 업무가 아닌 다른 보조 업무를 주고서는, 다른 직원들에게 따돌림을 지시한 사건도 있습니다. 이후 해당 직원의 책상을 치우고 그를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피해자는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결국 퇴사했다는데요. 이 사건에선 회사 임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직원들에게 따돌림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를 했고, 이는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사회 통념상 상당하지 않은 행위였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았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었습니다.

 

 

◇ 이승우 변호사>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이 일어났을 때, 외부에 조사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안성훈 변호사> 근로기준법의 법적 기준이나 사례를 통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법률 전문가를 반드시 외부 전문가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서라도 조사를 외부에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사용자는 지체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객관적인 조사는 ‘절차와 내용’에서 ‘객관성·공정성과 합리성’이 있는 조사를 말합니다. 이렇게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조사자의 중립성과 전문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는 이 객관적 조사를 확보하기 위해 특히 정식 조사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거나 외부 기관에 의뢰하여 조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 2023.4.).

 

 

◇ 이승우 변호사> 오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 안성훈 변호사> 물론 직장 내에서도 충분히 자체적으로 해결할 역량이 확보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오래도록 관계를 맺어온 직원들 사이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사자의 공정성을 신뢰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의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인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을 인정하지 않거나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단정하여 부당한 결과에 이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외부 전문가, 특히 법률 전문가에게 위탁하여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중하도고 신속한 조사와 대응이 필요합니다. 꼭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이승우 변호사>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안성훈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안성훈 변호사> 감사합니다

 

 

◇ 이승우 변호사>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