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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유연수 선수에게 전해진 형사공탁금, 기습공탁 문제점 [이승우, 오학준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203

 

 

 

유연수 선수에게 전해진 형사공탁금, 기습공탁 문제점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형사공탁금’ 관련 사건입니다. 형사 공탁금과 관련된 문제가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기습공탁’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였는데요. 형사 공탁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 대전사무소의 형사법전문변호사인 오학준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오학준 변호사(이하 오학준) > 안녕하세요, 오학준 변호사입니다.

 

 

◇ 이승우 >  작년에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하반신 마비가 된 사건이 있었지요. 내용 간단히 짚어주시죠.

 

 

◆ 오학준 > 1998년생인 유연수 선수는 만 24세였던 2022년 10월 평일 새벽 5시 40분경 구단의 다른 골키퍼들 및 트레이너와 이동을 하다가 술에 취한 채 과속 운전하던 30대 조모씨가 구단 차의 측면을 충격하는 바람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된 유연수 선수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수술을 받은 이후 꾸준히 재활치료에 임했음에도 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났고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안 되는 장애를 얻게 되어 결국 사고 발생 1년여 만인 2023년 11월에 축구 선수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 이승우 > 최근 1심 선고가 나와, 징역 4년 선고에 선수의 가족뿐만 아니라 여론도 ‘처벌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양형으로 너무 적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오학준 > 일반적으로 음주 운전으로 인명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다만, 운전자가 술에 취해 전방 주시를 하는 것이나 의도대로 핸들 또는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이 곤란한 정도에 이를 정도였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의해 1년에서 15년까지의 징역 또는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까지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범죄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법관이 형을 정하는데 참고를 하도록 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표에 의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 적용되는 경우 특별히 형을 결정하는 데 고려할 만한 요소가 없다면 기본적으로는 징역 10월에서 2년 6월을 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형을 가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징역 2년에서 5년을 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유연수 선수 사건의 운전자 조모씨에게 너무 적은 형이 선고된 것이라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1심 선고형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이후 저지른 강제추행 사건까지 고려된 것인데, 해당 사건의 범죄 사실 및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1심 공판 검사가 조모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던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너무 적은 형이 선고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 이승우 > 그런데 1심 직전에 A씨가 유 선수에게 전달해달라며 700만 원을 형사공탁했다고 하지요?  형사공탁이 무엇인지 청취자 분들에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학준 > 형사공탁이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을 의미합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공탁이란 돈이나 물건을 제공하고 그 보관을 위탁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형사공탁을 쉽게 설명하자면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돈을 피해자에게 줄 방법이 없을 때 그 돈을 법원에 맡겨두는 제도인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표에 의하면 대부분의 범죄에 관하여 공탁 등으로 피해자의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된 경우라면 특별히 선고형을 감경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피해 회복이 실질적인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상당 수준에 이른 경우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도 선고형의 감경요소로 검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와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처벌을 적게 받고자 형사공탁을 하곤 합니다. 유연수 선수 사건의 경우에도 운전자 조 모씨가 처벌을 적게 받고자 하는 목적과 함께 유연수 선수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보험사가 지급 처리한 치료비 외에 700만 원을 언제든 유연수 선수가 찾아갈 수 있도록 법원에 맡겨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이승우 > 이 사건에서 유 선수 측은 진정성이 없는 공탁이라고 판단해 형사공탁금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피해자가 형사공탁금을 받지 않아도 선고되는 처벌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 오학준 > 우선 형사공탁금이 실질적 또는 상당한 피해 회복 수준에 미치지 않은 경미한 액수에 불과하다면 형사공탁금 수령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로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낮은 선고형을 받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형사공탁금이 실질적 또는 상당한 피해 회복 수준에 미친 정도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형사공탁금 수령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보통 선고형의 감경사유로 삼곤 했는데, 최근에는 피해 회복 당사자인 피해자의 의사가 배제되면 안 된다고 하여 피해자가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 선고형의 감경사유로 삼지 않는다고 판결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유연수 선수 사건의 경우에는 형사공탁금 자체가 실질적 또는 상당한 피해 회복 수준에 미친 정도로 평가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유연수 선수가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여 조모씨의 700만 원 형사공탁을 선고형의 감경사유로 삼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승우 > 언론에서는 ‘기습공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던데요, 어떠한 경우를 기습공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오학준 > 유연수 선수 사건과 같이 최근에는 피해자가 재판부에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라면 대부분 피고인이 형사공탁 한 것을 선고형의 감경사유로 삼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재판부에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형사공탁 한 것을 선고형의 감경사유로 반영해달라고 하기 위해 판결 선고일이 임박하여 형사공탁을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형사공탁을 소위 기습공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피고인의 형사공탁에 대하여 형사공탁을 수령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 위한 공탁금회수동의서 또는 엄벌탄원서를 제출할 시간도 없게 만드는 기습공탁의 우려로 인해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형사공탁 의사와는 별도로 항상 피고인이 형사공탁을 했는지를 감시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이승우 > 그렇다면, 형사공탁이 실제로 판결에 영향이 있는 범죄가 있을 것 같고, 형사공탁을 해도 판결에 영향이 미미한 범죄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오학준 > 형사공탁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되었는지를 선고형을 정하는데 고려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피해가 대체로 금전적 손해에 해당하는 사기, 절도, 배임수증재, 업무방해, 손괴 등의 범죄들은 형사공탁금 수령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보다는 형사공탁금으로 금전적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 선고형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피해자의 피해가 금전적 손해보다는 인격을 침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범죄들, 예를 들어 각종 성범죄, 아동학대, 위증, 무고 등의 경우에는 형사공탁이 선고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 이승우 > 공탁금의 비율이 전체 피해액의 어느 정도 비율이 되면, 법원이 이를 형량 산정에 고려한다는 기준 같은 것이 있을까요?

 

 

◆ 오학준 > 형사공탁으로 실질적 또는 상당한 피해 회복이 되었다면 범죄에 따라 이를 형의 감경 요소로 고려하곤 하는데, 실질적 피해 회복이란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끝에 합의에 준할 정도로 피해를 회복시키거나 그 정도의 피해 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재산적 피해만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액의 약 2/3 이상을 회복시킨 것을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상당한 피해 회복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어 법관의 개별 판단을 따르고 있습니다.

 

 

◇ 이승우 > 공탁금을 전혀 하지 않은 경우와 공탁금을 조금이라도 한 경우, 또 상당히 많은 금액의 공탁을 한 경우를 똑같이 고려할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러한 점을 판사님들도 생각하는 것이겠죠?

 

 

◆ 오학준 > 판사님도 사람이기에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를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양형 사유로 고려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똑같이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은 경우라고 할 때, 판사님은 형사공탁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경우와 형사공탁을 한 경우를 달리 보실 수밖에 없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형사공탁금이 상당히 많은 경우라면 이를 양형요소로 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분한 금액이 특별한 사정이 없을 시 회수 불가 조건으로 형사공탁되었다면,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 피해자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하는 것이 피고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통해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피해자의 조속한 피해 회복을 기하는 길로서 형사정책적으로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이승우 > ‘형사공탁금이 가해자의 감형 수단이 된 게 아니냐’,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금을 걸고 감형 받으려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 나오는데, 검찰에서는 이런 ‘기습공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지요? 어떠한 조치들이 이루어질까요?

 

 

◆ 오학준 > 소위 기습공탁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하여 지적되자 작년 8월경 이원석 검찰총장은 선고 직전 기습공탁이 접수되면 공판 검사가 법원에 변론 재개를 신청해 법원이 피해자의 의사와 공탁 경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양형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고, 이후 선고 직전 형사공탁이 된 경우 공판 검사가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형사공탁금 수령 의사를 확인하여 수령 의사가 없는 경우라면 이를 재판부에 알려 피해자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기습공탁으로 선고형을 감경받는 상황을 막고 있습니다.

대법원 또한 ‘공탁 관련 감경인자가 일선 재판에서 너무 쉽게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알고 있으며, 추가 정비 방안을 심의하고 양형기준에 반영하겠다’고 말한 이상 피해자의 주된 피해가 재산적 피해가 아닌 일부 범죄에 관하여 피해자의 동의 없는 형사공탁의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하지 않도록 양형기준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오학준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오학준 >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