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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지인과 한 골프 내기, '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승우, 임세라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39

 

 

 

지인과 한 골프 내기, '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다!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마약류와 내기골프’ 관련 사건입니다. 오늘은 전북 익산에서 일어난 일명 ’내기골프‘ 사건입니다. 내기골프는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면 약물을 먹이고 이루어지는 내기골프는 어떻게 처벌이 될까요. 법무법인 법승의 임세라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임세라 변호사(이하 임세라)>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오늘 주제가 ‘내기골프’ 사건인데, 사기죄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위반 혐의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건인가요?

 

 

◆ 임세라> 10년째 알고 지내 온 지인에게 마약 성분이 든 커피를 먹이고 내기 골프를 쳐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사기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3명 중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 범행 가담이 경미한 다른 1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는데요. 내기 골프를 한 것인데 사기죄가 성립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기 범행에 약물이 사용된 경우 마약류관리법상 위반사항은 무엇인지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 이승우> 구체적인 사건 내용으로 들어가보죠.

 

 

◆ 임세라> 전북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A씨는 커피를 마시고 어지럼증을 느꼈습니다. 평소 80대 타수를 치는 A씨는 동반자 3명과 함께 내기골프를 시작했는데 홀을 거듭할수록 몽롱해졌습니다. 이들은 A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자 얼음물과 두통약까지 건네며 끝까지 골프를 치게 했고, A씨는 결국 몽롱한 상태에서 평소 실력에 훨씬 못 미치는 100타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6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진 틈을 타 본래 1타당 30만 원으로 시작한 판돈은 게임이 끝날 때쯤 1타당 200만 원까지 올랐던 것입니다. A씨는 게임이 끝나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습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기 때문인데요. A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었고 오후 10시쯤에야 눈을 떴는데 낮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A씨는 문득 전날 내기 골프를 치기 전 커피를 마신 뒤 몸 상태가 나빠진 상황을 떠올려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소변검사 결과 마약 성분인 신경 안정제 ‘로라제팜’이 검출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약을 타는 사람인 ‘약사’, 내기 골프를 부추기는 사람인 ‘바람잡이’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전주지방법원는 이 같은 일당들에게 징역 2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었으며 마약류를 사용하기까지 했다”며 범행 가담정도와 유사 범행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승우> 이렇게 여러 명이 사기를 계획할 경우, 역할에 따라 양형이 달라지기도 하나요?

 

 

◆ 임세라> 네, 그렇습니다. 설계를 하고 범행을 주도한 자인지, 범죄 수익을 얼마나 취득했는지, 단순 방조만 한 것인지 등 그 범행 기여 정도에 따라서 양형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방조의 경우에는 형법 32조에 따라서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게 됩니다.

 

 

◇ 이승우> 사건의 포인트를 짚어보죠. ‘내기골프’가 사기가 될 수 있는 점을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임세라> 이 사건과 관련하여 내기골프가 왜 사기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가벼운 게임비나 식사비 내기 등은 ‘일시적 오락’으로 보아 별 문제가 없지만, 거액의 돈이 오가는 골프를 하는 경우 ‘도박죄’ 또는 ‘사기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내기 골프가 도박인가?’에 관하여 몇 년 전 1심부터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논쟁이 있었습니다. 법률상 도박의 의미는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한 사정의 영향을 받게 되는 때에는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하며, 내기골프도 도박에 해당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골프는 당사자의 기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기이지만, 매 홀 내지 매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가 없어 우연의 성질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처음부터 플레이어들이 짜고 한 사람의 돈을 따는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도박의 개념은 우연성, 즉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는 경우여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기망에 의해 우연성이 배제된 것이기 때문에 사기죄가 됩니다.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합니다. 이 사안의 경우에는 사기의 고의와 의사를 가지고 A씨를 기망하여 약물을 먹여 내기골프를 하고, 판돈을 올려 6천만 원 가량을 편취하였기 때문에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 이승우>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내기와 사기도박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사기도박에 참여한 피해자도 도박죄로 처벌받게 될까요? 대법원은 사기도박죄로 구속된 사람에게 도박죄는 묻지 말고 사기죄만 물어야 한다는 했습니다. “도박은 우연한 승패로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데, 이른바 사기도박은 도박 당사자의 일방이 승패의 수를 지배하게 돼 우연성이 결여된다”며,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도박은 우연한 승패로 재물의 득실이 결정된다.” 사기도박은 피해자에게 우연한 승리의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늘 ‘익산 내기골프 사건’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임세라> 혹시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드는 분들은 빠르게 경찰에 신고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변이나 혈액검사의 경우 10~30일 이내 투약여부만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소변검사는 빠르게 약물을 검출할 수 있고 1~4일만에 사용된 약물을 알 수 있어 가장 일반적인 검사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모발검사는 소변검사만큼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0일 이내에 사용된 약물을 검출할 수 있어 오래전에 일어나 투약 여부까지 체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과 유사한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시고 소변검사 등으로 마약 성분을 투약 당했는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사건은 사기 범행일당이 사전에 치밀하게 설계한 사기극이었습니다. 사기 범행일당은 서너 차례에 걸쳐 지인들과 함께 A씨와 골프를 치며 신뢰를 쌓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크게 의심 없이 커피를 받아 마시고 사기행각에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최근 마약류를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함부로 음료를 받아 마시지 않도록 유의하시고,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곧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셔야겠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임세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임세라>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