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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있어야만 강간죄 성립되나요?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안녕하세요, 사건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강간’ 관련 사건입니다.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자유롭게 이루어졌느냐, 이루어지지 않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뿐, 성관계 자체가 어떠한 범죄처럼 취급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성적 취향이란 경향이 강할 수도 있고,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그 반대의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오늘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서 폭행 협박을 하여 성관계를 하는 강간죄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배슬찬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배슬찬 변호사(이하 배슬찬)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 최근 강간죄의 성립요건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 배슬찬 > 최근, ‘비동의강간죄’의 도입여부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현행 강간죄의 성립요건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행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는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수반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간음할 경우” 성립하게 됩니다. 이처럼 폭행이나 협박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강간죄를 인정하는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인데요. 이에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8년 3월, “상대방 동의여부”를 중심으로 강간죄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은 상태고, 이 때문에 여성중심단체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떤 경우에 강간죄가 성립하게 되고,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실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승우 > 지난 방송에서 ‘준강간’에 대해 알아봤는데, 강간죄에도 몇가지 종류가 있잖아요? 종류에 따라 처벌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주시죠.
◆ 배슬찬 >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간음한 경우에 성립하게 됩니다. 강간죄와 유사한 죄로 유사강간, 준강간 이라는 죄명이 있습니다. 유사강간은 구강이나 항문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에 성기나 그 외 신체, 도구 등을 넣었을 때 성립하는 죄를 말하고, 준강간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을 간음했을 경우 성립하는 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술에 만취한 여성을 간음하게 되면 강간죄가 아닌 준강간죄가 성립하는 것이죠.
◇ 이승우 > 현재 개정을 요구하는 부분은 강간죄의 성립요건 부분인 거죠?
◆ 배슬찬 > 비동의강간죄를 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은 법개정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상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폭행이나 협박 등의 행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우리 판례에 따르면,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이나 협박은, “상대방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저항이 현저히 곤란할 정도”의 유형력 행사를 말합니다. 반대로, 이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없이 성관계가 이루어졌다면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지요.
◇ 이승우 > 오늘도 변호사님이 직접 맡았던 사건을 준비해 오셨는데, 혹시 어떤 사건인가요?
◆ 배슬찬 > 실무적으로 강간죄 등의 성범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직장 동료나 친구 등 지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최근 제가 실제 수행한 사건 중에는, 30대 중반 한 남성이, 같은 회사 여자 인턴사원으로부터 강간 피소를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 의뢰인이었던 남성은, 같은 회사 여자인턴사원의 인턴기간 종료를 기념하며 상대여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 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두 사람은 노래방에 가게 되었는데, 서로 호감이 있었던 상태에서 스킨십을 하게 되었고, 성관계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일 뒤, 이 남성은 경찰서로부터 강간죄로 피소당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요. 상호 합의하에 스킨십과 성관계를 했던 남성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황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승우 > 변호사님은 남성 입장에서 변호를 하신 거죠? 사건 판결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 배슬찬 > 강간죄와 같은 성범죄는 매우 은밀한 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누구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는지가 범죄여부를 결정짓게 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저는 의뢰인남성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남성으로 하여금 사건 당일의 두 사람의 행적에 대하여 최대한 구체적으로 수사기관에 진술하도록 했고,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직접 요청하여 결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상대여성이 남성에게 평소 ‘너 돈 많을 것 같다’는 등 남성의 재력에 크게 관심을 가졌던 부분도 강조했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에서는 모순점이 많아보이는 여성의 진술에 비해, 구체적이고 일관적인 남성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고, 남성의 강간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 이승우 > 강간죄 사건 특성상 증거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이 사건에선 최대한 구체적으로 수사기관에 진술했고 거짓말탐지기를 요청하는 방법을 사용하셨는데요, 실제로 효과가 있는 건지요?
◆ 배슬찬 > 네, 이 사건의 경우 실제 결백한 사건을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게 대부분입니다. 특히 억울한 가해자에 놓인 상황에서는, 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기란 논리상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실제로 할 계획이 없더라도, 떠보듯이 물어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만약 가해자가 수사단계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자진해서 실시하고, 거기서 진실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혹여 수사단계에서 무혐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재판에서도 매우 유리한 심증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결백하다는 점에 대해 CCTV 화면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가해자 입장에 놓였을 때, 거짓말 탐지기에서 나온 진실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적극 활용하는 것이 변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이승우 > 오늘 ‘강간 무혐의’ 사건을 살펴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 배슬찬 > 강간이나 준강간 등 중범죄에 해당하는 성범죄의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일관적으로 진술을 하게 되면, 수사단계를 넘어 재판단계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재판단계까지 넘어가게 되면 아무리 자신이 결백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엄청나게 큰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따라서 아무래도 수사단계에서 사건을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성범죄 혐의를 받아 정말로 억울해하는 의뢰인들에게는 수사단계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적극 권장합니다. 성범죄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은밀한 장소에서 은밀한 방법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싸움이 되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거짓말탐지기의 진실 반응은,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이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잘못나올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신체의 여러 반응(호흡활동, 피부전기활동, 심장혈관활동 등)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 분석하는 기법이기 때문에 우려와 달리 단순한 불안감만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처럼 만약 본인이 억울하게 강간죄를 비롯한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본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고, 또 앞서 조언드린 것처럼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을 잘활용한다면, 본인의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성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항상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배슬찬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배슬찬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