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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공소시효의 명암, 진범을 잡아도 처벌 불가? [이승우, 양원준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77

 

 

 

 

공소시효의 명암, 진범을 잡아도 처벌 불가?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자주 언론에서 문제로 다루고 있는 성범죄,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문제입니다.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진범을 잡아도 공소시효가 종료되어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는 보도를 가끔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법무법인 법승의 양원준 변호사와 함께 공소시효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양원준 변호사(이하 양원준)>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오늘 준비해오신 사건 바로 만나보죠. 어떤 사건인가요?

 

 

◆ 양원준> A씨는 폭력조직을 만들고 납치 폭행 범행을 저질러 2000년 6월경에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도주하면서 재판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였습니다.

 

 

◇ 이승우> 공소 제기가 되었는데 피고인의 도망으로 재판이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그것도 공소시효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죠?

 

 

◆ 양원준> 네, 맞습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범죄가 판결의 확정 없이 공소가 제기된 때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처럼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는데요. 이후 2007년 12월 재판시효를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이 됐습니다. 이 사건은 개정 전에 벌어진 사건이었고,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 제3조에는 ‘이 법을 시행하기 전 범한 죄는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과연 2007년 12월 이전에 범한 범죄에 대해서는 재판시효를 15년을 적용할 것인가, 25년을 적용할 것인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이승우>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공소시효가 쟁점이 된 사건인데, 재판부는 어떻게 판결했나요?

 

 

◆ 양원준> 1, 2심은 앞서 말씀드린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 제3조를 근거로 A씨에게 개정 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면소판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부칙은 공소시효 규정에만 적용될 뿐 재판시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상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폭력행위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면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즉, 재판부는 시효 기간 연장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조치인 점을 고려해 개정법 시행 전에 저지른 범죄에는 이전 규정을 적용하자는 것이 부칙의 취지라고 판시하면서, 개정 전 범한 죄는 1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이승우> 많은 분들이 ‘공소시효’란 단어를 알고 계실텐데요, 법적으로 공소시효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쉽게 짚어주시죠.

 

 

◆ 양원준> 공소시효란 어떤 범죄에 대하여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로,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실체적인 심판 없이 법원의 소송절차를 종결해야 합니다. 즉, 사건이 발생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할 수도 없고, 범인을 찾는다고 해도 죗값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공소시효의 본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나, 헌법재판소는 시간의 경과에 의해 범죄의 사회적 영향이 약해지고 가벌성이 소멸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승우> 반대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영향이 그대로 존재하고 가벌성도 있다면 공소시효 제도 본질에 반할수도 있다는 것이네요. 공소시효 기간도 설명해주시죠.

 

 

◆ 양원준> 공소시효의 기간은 형법 처벌 규정에 따라 기간이 나눠지는데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25년, 특수강도죄나 준특수강도죄와 같은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5년, 흔히 사기죄나 업무상횡령죄와 같은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0년, 상해죄가 대표적인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7년에 적용이 됩니다.

 

 

◇ 이승우> 공소시효가 중간에 정지되는 사건들도 있던데, 어떤 경우인가요?

 

 

◆ 양원준> 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범에 대해서 공소가 제기된 때에도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다른 공범에 대해서도 시효가 정지됩니다. 마지막으로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되는데요. 국외에 나간 것이 대법원은 형사처분을 면할 주된 목적이 아니라 방편이나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해도, 시효를 정지시키고 있습니다.

 

 

◇ 이승우>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성범죄, 강력범죄 공소시효 관련된 문제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아까 설명해주신 바와 같이, 7년, 10년, 15년 보통 적용이 되고 있고 살인죄와 같은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배제된 형태임을 정리해드리면 좋을 것 같고요.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공소시효의 존재 이유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사실관계를 존중하여, 형벌부과의 적정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범죄에 대한 비난과 우려가 줄어드는 점, 증거가 흩어져 사실관계의 인정이 어려워지므로 제대로 재판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공소시효의 존재 이유의 하나로 언급되고 있죠. 사실, 수사기관의 수사도 국가의 세금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것입니다. 1개의 형사 사건이 형사 재판까지 받게 되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국가 재정이 소요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용의 제한 없이 국가가 형사 사건을 관리하고 이에 대한 수사와 형사 재판을 하도록 할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제 우리 사회는 비용이 얼마나 들더라도 ‘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을 하겠다는 뜻을 입법적으로 결단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공소시효’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공소시효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변호사님은 공소시효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양원준> 공소시효는 그 자체만으로 존재 자체에 대한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주요 범죄의 공소시효는 대부분 10년 이상으로 매우 높으나, 실무에서는 시효의 정지를 위해 서둘러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범들에 대한 기소로 시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법감정과 증거 보존, 사회적 비용,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소시효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양원준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양원준>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