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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의 한계 [김승현 변호사]

조회수 : 130

 

 

김승현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중대 재해를 예방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해 시민과 종사자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2021년 1월8일 제정돼 2022년 1월27일부터 시행 중이다.


간단히 말하면 해당 법률은 중대산업재해 또는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러한 재해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과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했다면 형법에 따라 처벌(사망의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고 민법상 손해액의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동법 제4조는 제1호부터 제4호의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제4조에서 규정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동법 제2조가 정한 중대산업재해 또는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한 때 동법 제6조로 형사처벌 될 수 있다.

 

결국 사업주 등은 제4조에서 규정하는 일정 조치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법에서 규정하는 조치라는 것이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법률은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시행령에서 정한다고 하나 시행령의 개념 또한 추상적이긴 마찬가지이다.  


다소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는 조치에 관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입장에서는 하위 법률을 통해서도 준수 사항에 대한 예견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입법 초기부터 분분했다.

 

다소 불명확한 법률 규정을 두고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 등을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창원지방법원은 수범자가 법문의 내용을 충분히 파악·예측 가능하므로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헌법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은 합헌이라는 판단을 받았지만 현재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것을 이유로 한 헌법소원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이기도 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 중대 재해를 예방하고 보다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 간다는 입법 목적은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보호하고 실현시키는 것으로 해당 법률은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이 제시하는 기준이 모호하기에 기준 위반에 따른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것 또한 어렵게 되고 이는 처벌 중심 법률이 될 위험성이 존재하며 안전관리가 다소 취약한 영세기업은 사고 발생 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이에 최근 사고 사망자 발생 추이를 보면 법률 도입 이후 감소 효과가 미비하다는 결과도 보도되고 있어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성이 보다 시급하다고 사료된다.

 

해석상 논란이 없도록 책임 범위와 조치를 하위 법률에의 위임을 통한 구체적 명시가 필요해 보인다.

 

법률의 올바른 취지와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관심과 입법 보완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입법이 단순 입법에서만 멈추는 것이 아닌 사회 전반에 안전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을 개선시켜 개인과 사회가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출처 : https://cwn.kr/article/1065570042128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