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기각 | 사기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영장29*** ㄱ.

의뢰인은 『성명을 알 수 없는 자로부터 금융기관의 직원이나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공공기관의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를 만나라고 지시하고, 피해자를 직접 만나 피해금을 건네받아 다른 피의자에게 전달하면 건당 대가를 받기로 약속한 후 각자 역할에 따라 전화금융사기를 공모하였다』는 혐의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특정되어 사기죄의 공범으로 조사를 받던 중,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여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본 변호인은 이 사건 영장실질심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리해 의뢰인이 구속되는 상황에 방어해나갔습니다.

 

우선 △피의자가 경위여하를 불문하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들께는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피의자는 본 건이 ‘보이스피싱’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던 점,

 

△피의자는 만20세의 베트남 유학생으로 당시 사기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기망행위 및 처분행위가 어떠한 것이고, 누가 위 범행에 가담하였는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조차 제대로 몰랐던 점,

 

△피의자에게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자 한 인식과 의사가 부존재 할 뿐 아니라, 이를 방조하려던 고의조차도 없었던 점,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것과는 별개로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였고 앞으로 받을 모든 재판에 성실히 임하며 자신에 보장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본 변호인을 선임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도주 우려가 없는 점,

 

△피의자가 보이스피싱 지시책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내역 등 모든 자료들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고, 본인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모든 자료를 제출할 의향이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전혀 없는 점,

 

△이 사건 이전까지 단 한 번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호소하며, 구속 사유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호소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에게 청구된 영장을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은 만 20살의 베트남 유학생으로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고, 피해액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지에서 온 많은 외국인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 속에서 의뢰인과 같은 피의자들이 구속수사 및 재판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수사기관 및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현금인출 및 전달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고, 단순 현금 전달책이라 할지라도 과거보다 훨씬 큰 형량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의뢰인과 같이 만 20세의 베트남 유학생이자 대학생으로 한국에 온지 만으로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나고 태어나 자랐으며 사회경험이 많은 사람들조차도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연루되어 처벌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더더욱 의뢰인과 같은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변호인을 포함한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며, 구속하여 방어권 행사의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의뢰인과 같은 현금수거책의 경우 실제로 보이스피싱인지 모르고 가담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액수만으로 수거책들마저 구속하여 수사 및 재판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 사건의 결과는 법원에서도 피의자가 머나먼 타국에서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을 적절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