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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성폭행살인범, 너클 낀 채 머리·가슴 무차별 폭행하고도…살인 고의 없었다?' [안성훈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34

 

경찰이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최모 씨의 혐의를 '강간 등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살인의 고의성' 입증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피의자가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너클을 낀 채 급소에 해당하는 머리와 가슴 등을 집중적으로 가격했다"며 "피해자가 의식불명에 이를 때까지 무차별 폭행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최 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죄'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반면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 더욱 중하게 처벌받는다. 다만 강간 등 살인죄가 인정되려면 최 씨가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 최 씨는 성폭행을 하려고 너클을 샀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피의자가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더라도 위험한 물건인 너클을 끼고 피해자의 가슴, 머리 등을 수차례 가격했다"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음에도 가해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의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부검을 실시했을 것"이라며 "부검 결과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을 예상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살인 유죄가 무난히 선고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당사자가 부인하더라도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정황증거로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다"며 "생명에 지장이 있는 부위를 심하게 가격했다면 최소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경우 범행이 계획적이었고, 흉기를 사용했으며 피해자가 의식불명에 이를 때까지 무차별적으로 때렸다는 점에서 고의성은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는데도 이를 방치했거나 폭행을 멈추지 않은 점도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정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너클을 끼고 팔 부위나 다리 부위를 가격했다면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피의자 주장도 어느 정도 감안될 수는 있었겠지만 급소에 해당하는 머리와 가슴 부위를 집중적으로 가격했다"며 "그 가격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정도였다고 하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피의자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경우 법원은 범행 경위와 동기, 흉기 유무, 공격 부위와 반복성, 사망 결과의 발생 가능성 등 사정을 고려해 판단한다"며 "너클은 여러 판결에서 흉기로 보고 있다. 피의자가 ▲사전에 너클을 구매하고 범행 현장을 물색하는 등 계획적으로 준비한 점 ▲사용된 너클의 재질이나 모양 등이 살인의 위험을 발생시키기에 충분한 점 ▲머리 주변 등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부위를 반복적으로 공격한 점 ▲범인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가 의식을 잃기까지 했다는 점 등을 입증해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의자는 '내가 힘이 남았다면 성폭행을 했겠지'라는 말을 하며 성폭행이 미수에 그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자신의 힘이 완전히 소진될 정도로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금속 너클을 끼고 그 정도로 폭행했다면 피해자의 사망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되며 그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74169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