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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군기누설(군형법) [이승우 변호사 칼럼]

조회수 : 160

 

사실관계

 

1. A사장은 총기 등 사업 및 연구개발 회사(방위산업체, 군용총포제조)의 대표이사로 평소 수주량을 늘려서 회사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A사장의 측근인 B부장은 방산사업개발팀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기술연구책임자였고, 같은 회사 C상무는 국방조달본부 및 방위사업청에서 퇴직한 사람으로, 평소에 술을 좋아하고 술자리 자체도 즐기는 호인으로 주변의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G는 소위로 임관하여 교육사령부와 군사령부 작전참모처 장교(중령)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2. A사장의 고민을 잘 알고 있는 B부장은 기술을 개발하고 발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군의 사업추진에 대해서 미리 알게 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고, 이에 A사장은 C상무와 의논한 끝에 C상무로부터 ‘軍의 사업추진계획과 제안요청서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총기류 신규사업 발주 관련 보고’를 받고 이를 즉각 승인하였다.

 

3. A사장의 승인을 받은 C상무는 주변 인맥을 동원하여 사람을 수소문하였고, 지인을 통하여 육군 장교로 근무하던 G중령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여러 차례 향응 등이 제공되었으나 구체적인 향응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되지 않았고, 현금이 전달되었을 수 있다는 의심도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해당 내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4. A사장은 B부장, C상무와 함께 위 G중령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여 ‘차기 00 체계개발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C상무는 G중령으로부터 차기 00 체계개발사업에 관한 합동참모본부의 소요결정문서인 ‘제274차 합동참모회의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교부받아 복사하였고, A사장은 B부장이 배석한 상태에서 C상무로부터 위 내용에 대하여 상세하게 보고받았다.

 

5. 위 결과보고는 우리 軍이 도입 예정인 ‘차기 00’에 관한 작전운용성능(ROC), 작전운용성능 설정 사유, 소요량, 연도별 전력화 계획, 대체 무기체계의 도태·조정 계획, 편성 및 운영개념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군사Ⅲ급’ 비밀이었다.

 

6. 한편, G중령은 C상무가 자신의 아들이 논문을 쓰는 데 필요하다고 부탁하자, 사령부에 보관 중인 ‘X국군 보병연대 전술’ 교범 원본을 몰래 가지고 나와서, ‘X국군 보병연대 전술’ 교범 원본 책자를 봉투에 담아 C상무에게 건네주었다.

 


사안 해설

 

‘군사기밀’이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비공지성) 그 내용이 누설되면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기밀가치) 군(軍) 관련 문서, 도화(圖畵),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물건으로서 군사기밀이라는 뜻이 표시 또는 고지되거나 보호에 필요한 조치(기밀지정)가 이루어진 것과 그 내용을 말한다.

 

위 ‘제274차 합동참모회의 결과보고’는 군사기밀에 해당한다. 군사 3급 비밀로 지정된 문건으로 우리 軍이 도입 예정인 ‘차기 00’에 관한 작전운용성능(ROC), 작전운용성능 설정 사유, 소요량, 연도별 전력화 계획, 대체 무기체계의 도태·조정 계획, 편성 및 운영개념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실질적인 비밀가치를 갖고 있으며, 일반 국민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비공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제274차 합동참모회의 결과보고’와 관련하여 A사장, B부장, C상무에게 적용되는 처벌 조항은 군사기밀보호법 제11조(탐지 수집죄)이다. 군사기밀보호법 제11조는 군사기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탐지하거나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A, B, C는 위 군사기밀보호법이 금지한 탐지 수집행위의 공모자로 처벌될 것이다.

 

또한 G중령은 업무상 군사기밀 누설죄로 처벌받게 된다.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 제1항은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사람 또는 취급하였던 사람이 그 업무상 알게 되거나 점유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에는 해당하여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G중령이 C상무에게 교부한 ‘X국군 보병연대 전술’ 교범 원본 책자는 ‘군사기밀’로서 보호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교범을 교부한 행위에 대해서도 별도의 군형법 위반이 성립하게 된다. 표시 또는 고지 등 조치로 ‘1, 2, 3급 비밀’로 보호, 표시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도 보충적으로 ‘군사상 기밀’이라는 개념으로 보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군사상 기밀’이란 군사상의 필요에 따라 기밀로 된 사항은 물론 객관적·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을 포함한다. 따라서 ‘군사상 비밀’ 속에 ‘군사기밀’이 보호 지정된다고 할 수 있다.

 

‘X국군 보병연대 전술’ 교범이 정보사령부에서 국가방위를 목적으로 주변국인 N국과 분쟁에 대비하여 상대국의 교리를 연구하여 발행한 것으로 외부에 유출되어서는 안 되는 군사상 기밀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최근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안보 상황과 영업비밀의 보호, 국가 주요 산업기술의 보호의 문제는 이미 일반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하는 사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군사기밀보호법위반’과 ‘군기누설죄’ 혐의 사안에 대한 군검찰단, 국가정보원, 군인범죄전담수사팀의 수사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고, 기소 후 이를 판단하는 법원의 양형도 더욱 높아지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나아가 군사기밀보호법은 제14조에서 과실로 인한 군사기밀 누설을, 군형법 제80조는 과실 군사상 기밀을 누설한 경우까지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기밀, 군사상기밀 관리자 및 점유자에 해당한다면 실수로 기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보안상의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gukb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