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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등 경제범죄와 김영란법 위반, 성립요건 어떻게 다를까

조회수 : 123

 

지난 9월 말 서울시교육청 전 비서실장 A씨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직무와 관련해 중개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체포된 날이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하 청탁금지법) 시행 첫날이라 더욱 그러하다.

 

통상 뇌물수수는 직무의 대가로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직무의 대가는 직무 중 행위의 특정 또는 포괄에 대한 대가인 것은 상관이 없으며,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뇌물성이 결정된다.

일례로 사교적 의례의 명목을 빌렸다 해도 뇌물성이 있는 이상 뇌물로 판단하나 진정으로 순수한 사교적 의례의 범위에 속한 향응이나 물품을 주고받은 것은 뇌물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청탁금지법, 순수한 목적일지라도 법 규정 한도 넘은 향응이나 물품은 법 위반에 해당


법무법인 법승의 김낙의 변호사는 “청탁금지법의 본격 시행으로 부정청탁과 뇌물수수에 대한 구분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다”며 “그동안 순수한 사교적 향응이나 물품이 뇌물에 해당되지 않았던 반면 청탁금지법에 의하면 순수한 목적일지라도 법에서 규정하는 한도를 넘은 향응이나 물품은 법 위반에 해당됨을 알아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와 언론사, 사립학교, 사립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 처분 대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직무와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 대접, 5만원을 초과하는 선물, 1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사비용을 받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없이 법 규정 이상의 식사, 선물, 경조사비용을 받은 경우 우선적으로 청탁방지법 위반 혐의가 발생하며 이때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 변호사는 “참고로 이와 관련해 억울한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는 청탁방지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며 “수수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으로는 상조회, 동호인회,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의 구성원 등 지속적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이 질병이나 재난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이나,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적인 범위에서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교통·숙박·음식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이 법과 관련된 구체적인 판례가 확립되기 전이므로 상당기간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는 신속하게 형사변호사의 법률적 조력을 활용해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같은 현상에도 판이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 대중들의 혼동이 쉽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단편적인 예로 ‘서울신용보증재단 자료’라는 동일한 기사 출처에도 불구하고 B매체는 “서울시 숙박, 음식점 4곳 중 1곳 ‘김영란법으로 매출감소 예상’”이라는 기사제목을, C매체는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 84% ‘김영란법 영향 없다’”라는 기사제목으로 보도가 된 것이다.

 

그만큼 관련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라도 섣부른 판단보다 법률전문가에 대한 문의가 우선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