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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박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고물상들 간의 설전, ‘DY 스캔들’

 

 

 

 

 

 

 이야기는 ‘대박의 꿈’을 둘러싼 세 남자의 시시비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셋 중에 대박을 낚은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말입니다.

 

 

 

세 남자는 고철업자입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복잡한 고철업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흔히들 고물상이라고 말하는 그 곳. 그 곳에서는 매일 크고 작은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어디선가 주워온 것들, 어디에선가 사 들여온 고물들을 누군가는 팔고, 누군가는 또 사고, 다시 가공해서 가격을 높이기도 하고해외에 수출도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거래가 이어지고,  저마다 조금 혹은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 .

오늘의 매출자가 내일의 매입자가 되기도 하고, 서로 간의 거래에서 수시로 역할이 바뀌기도 합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복잡한 거래 속에 거간꾼도 존재합니다. 물건 정보를 소개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얻는 역할이죠.

 

 

이렇게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최초의 원가 850원이었던 고물은  최종적으로 6,000 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려 나가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철 사업은 누가 ,  얼마나 좋은 물건을  잘 다듬고 잘 거래하냐에 따라 대박과 쪽박이 나뉘게 됩니다.  흔한 고물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매일 수 억원의  거래가  오고 가는 그들만의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

 

 

 

이쯤에서 세 남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세 남자의 캐릭터를 잘 알고 있으면 이 이야기를 좀 더 쉽게 따라올 수 있을 테니까요.

 


먼저 황**라는 자는 ‘*산’이라는 상호로 비철 도소매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최**은 ‘검*자원’이라는 상호로 재활용품 수집 도매업을 하는 사람이죠.

 

두 남자는 자타공인 고철업계에서 성공한 사장님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에서 피해자 역할을 하고 있는

채**은 고철 및 비철 도매업을 하는  ‘**글로벌 ’ 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셋 중에서 나이도 가장 어리고

고철 경력도 가장 적은 그는  자신이 단가 ,  업계의 생태 등에 어두운  ‘ 루키 ’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는 업계에서 꽤 크게 사업을 하고 있고 ,  정부 공유망이 넓은 최제광을 영업이사라고 부르며

정보를 제공받고 이를 통해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일정한 이익금을 배분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세 남자의 이야기는 “좋은 물건이 있는데…”라는 말에서 시작됩니다.

 


황**는 일전에 구리, 수입 폐전선 등을 거래한 적이 있는 채**에게 구미에 80톤 정도의 DY(편향코일)가 나왔는데 쓸만하다고 먼저 제안합니다.

DY를 거래해 본 적이 없는 채**은 최**과 함께 구미에 가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일주일 뒤 계약을 성사합니다.

이 때 모자란 돈 5천만원은 황**가 대신 지급합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구미의 박**이란 사람에게서 채**이 구입한 DY는 총 75톤.

kg당 1,850원으로 약 1억5천2백 만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금을 지급한 사람은 박**이 아니라 황**였습니다.

 

 


여기서 고철 업계의 관행을 하나 더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 업계에서는 물품의 실제 소유자와 매도중개업자가 세금계산서를 먼저 발행한 후,

중개업자와 또 다른 매출중개업자가 실제로 물품을 매입한 당사자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거래 단가에 예민한 업종이다 보니 실제 물품의 원래 거래가격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죠.

 


그래서 채**은 황**에게 차례로

계약금  500 만원  +  매매대금  5,500 만원  +  매매대금  3,700 만원  +  매매대금  5,500 만원을 지급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황**가 대신 지급했던 5천 만원을 돌려준 셈입니다.

그리고 이 때 사용한 계좌 중 일부는 최**의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3,700만원이 결정적인 문제가 되었는데요.

이 금액에서 황**는 박**에게 거래 원가인 2,100만원만 입금하고 1,300만원의 차액을 남겼습니다.

채**과 거래 전에 박**에게서 문제의 DY를 kg당 850원에 사들였기 때문이죠.

이 때 자신의 계좌를 통한 입출금이 이루어지다 보니 최**이 차액의 존재를 알게 됐고,

황**의 요청에 따라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현금으로 인출해 준 것입니다.

 

 

 

너무나 복잡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누가 팔고, 누가 사고, 누가 중개를 하고,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 알 수 없는 이 ‘머니 게임’에서 팩트는 분명합니다. 오고 가는 ‘돈’이 세금계산서로 남아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익을 얻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도 분명합니다. 황**는 박**과 채** 사이에서 1,300만원의 이익을 얻었고,

채**은 직접 거래할 때보다 kg당 1,000원이나 손해를 본 것이죠.

최**은 채**과 다른 거래에 얽혀 있어 자금 문제 등으로 말렸지만, 채**은 최**이 황**가 얻은 차액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 패’라 주장했습니다.

 

이 ‘DY 스캔들’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세 남자의 말, 말, 말을 통해 그 진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남자가 배짱이 있어야지  !”

채**은 자신에게 DY 건에 대한 거래를 부추기기 위해 황**가 이런 말을 했다고 말합니다. 채**은 나이도 어리고,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자극적인 말에 쉽게 넘어갔고, 황**와 최**이 이를 이용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황**와 최**은 채**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고물 영업 경력이 있었고,

동업자와 가족이 모두 고물 업계 종사자이기 때문에 어리숙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가 산 물건이니까 돈을 돌려주자”

황**는 채**이 자금이 부족하다며 망설이자 5천 만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말했는데요. 채**은 이를 투자로 생각했지만,

황**는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죠. 황**가 거래 성사 단계에서 이 금액에 대한 반환을 요청하자

채**은 최**이 자신에게 우리 물건이니까  돈을 돌려주자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이에 대해 최**은 중간에서 아무 이익도 보지 않고 사기 동조로 오해만 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

 

 

“  못 팔겠다고? 그래, 그럼 나도 한 번 알아봐 줄게  ”

그렇다면, 채**이 구입한 75톤의 DY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DY는 생각대로 수출 경로를 잡지 못하고 회사 마당에  두 달 이상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

줄곧 거래 성사 전부터 황**와 최**이 판매처를 알아봐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믿고 있던

채**은 황**에게 SOS를 보내고, 황**도 알아는 봐준다고 대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도움을 준다는 약속 같은 건 없었고,  아는 사람이니 가능한 한 도와는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채**은 결국 황**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최**에게  30 톤을 팔고 ,  최**은 이 중  12 톤을 다른 업체에 넘겼습니다 .

생각만큼의 대박 실현이 어렵게 되자  채**은 황**와 최**이 팔아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화를 내게 되죠 .

 

 

결국 문제는 돈. 이 거래로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한 채**은 자신을 속이고 이익을 취했으며, 팔아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두 남자를 고소했습니다 .

 

하지만 황**는 각자 이윤을 남기는 게 업계 생태인데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

더구나 채**은 이 일이 있기 두 달 전 kg 당 5,350원에서 5,550원에 매입한 동박 59,656톤을 황**에게  kg 당  6,400 원에 팔아  kg 당  1,050 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최**도 억울해 했습니다. 자신은 물건을 봐달라고 해서 따라간 것뿐이고, 돈이 많이 들어가니 말리기까지 했는데  공범으로 몰렸다고 말하고 있죠 .

그 역시 황**가 차익을 남긴 것을 알았지만 이윤을 남기는 것이 업계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니 신경 쓰지 않았고 ,

채**과 계약이나 주종 관계로 얽혀 있지도 않기 때문에 말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몰래 이익을 취하고, 그것을 보고도 못 본 척 한 것이 아니라 고물 업계라는 생태계는 원래가 상하관계 없이 서로의 관계가 수시로 전환되면서 돌아가는 비즈니스 세계라고 두 남자는 주장합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과 아는 사람, 그리고 그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서로 얽혀 이루어지는 이 비즈니스가 결코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이 어렵다며 법은 두 남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거품이 된 대박의 꿈, 과연 그 안에 ‘죄’가 있긴 한 걸까요  ?

 


돈을 손에 쥔 자와 쥐지 못한 자. 그것은 죄가 아니라 단지 돈의 문제일 뿐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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