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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개요
보도블록 교체와 같이 특정 구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공사의 경우에는 공사 현장을 구별하여 분리하기 어렵고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하게 통제하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공사를 수행하는 업체들 역시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사 구간의 자재나 시설 관리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번 사고의 의뢰인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처럼 보도블록을 철거한 상태에서 발생한 단차(높이 차이)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신 분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약주를 드신 상태에서, 자전거도로와 보도가 이어지는 경계 부분에 보도가 철거되어 있어 단차에 걸려 넘어지며 무릎에 열상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약 20일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해당 사고 피해자이신 의뢰인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중 첫 번째는 본인이 음주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사고 당시 관할 경찰이 출동 후 음주 측정한 결과 확인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공사 업체나 관할 행정청은 음주로 인한 부주의로 넘어져서 사고 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해당 행정청의 도로과 민원 담당자는 '사고 당사자인 의뢰인은 도로교통법 세 가지(음주, 안전보호구 미착용, 보도주행)나 위반한 사람'이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기까지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관급 공사로 으레 보험이 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해당 공사 업체는 사건이 발생한 공사에 대해 아무런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보험 가입 규정과 배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해당 규정은 보험 가입을 강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보험 가입을 전제로 발주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사 업체는 보험이 없다며 사용한 치료비의 일부인 소액만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손해의 정도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받은 진단명은 흔히 열상이라고 하는 ‘무릎의 열린상처’와 발목의 염좌 및 긴장’이었습니다. 경상에 불과하여 소송으로 다투기에는 실익이 크지 않은 사고였습니다.
따라서 의뢰인 입장에서는 아무리 상담을 받아봐도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는데, 막상 소송을 진행하기에는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하소연하듯 의뢰를 요청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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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법조
1. 관급 공사에서 보험의 가입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5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 담당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해당 계약의 목적물 등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담보하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계약 상대자에게 가입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4조와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 제1장 제6절은 ‘공사 손해보험 운용’에 정한 공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 목적물 손해와 제3자 배상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손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행정안전부 예규 제252호, 2023. 6. 29. 발령, 2023. 7. 1. 시행)따라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일반적인 관급 공사는 종합 건설의 경우 종합 건설을 담보하는 보험이나 건설공제조합에 공사 목적물과 제3자 배상책임을 가입하며, 전문 건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보험 또는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제3자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여야 합니다.
2. 전문 건설의 하도급? 하도급의 하도급?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은 ‘하수급인은 하도급받은 건설 공사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하도급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하도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2호에서 전문 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사업자는 공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요건과 수급인의 서명 승낙 양자를 모두 충족한 경우가 아니면 재하도급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흔히 볼 수 있는 철근, 도장, 배관, 전기 등의 전문 공사는 재하도급이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
변호인의 조력
위 두 가지 법률 규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전문가라면 이 사고에서 불리해 보이는 의뢰인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또한 해당 법률을 해당 사고에 대입하여 진상을 세밀하게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일단 해당 행정청은 법률에서 재량으로 부여하고 있더라도 행안부 예규 등에 따라 보험이나 공제 가입 없이 발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라고 한 말은 담당자의 적반하장식으로 둘러댄 거짓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사 업체가 선임한 대리인과의 협의 과정에서 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 사고 현장의 관급 공사를 발주받은 별도의 업체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업체는 실제 공사를 수행한 별도의 업체에 하도급을 주었던 것이지요. 즉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금지하는 전문 공사의 하도급이 이루어졌던 것이며, 그래서 하수급 업체는 보험 가입이 안 되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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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이러한 진상 파악으로 주도권을 넘겨받아 의뢰인에게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무장해 상태이지만 MRI 판독상 추정 사항을 근거로 향후 장해 가능성을 언급하여 최초 의뢰인이 제시받은 금액의 5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합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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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결과의 의의
물론 일반적으로는 쉽지 않은 사안입니다. 공사 현장에서 음주 상태로 넘어졌다면 본인의 과실도 많이 잡히는 것이 사실이고, 보험까지 없는 상태라면 일반적으로는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이러한 관급 공사에서 보험 가입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실무적으로는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를 충분히 아는 전문 영역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였고 그렇게 의뢰인을 도와드릴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보상은 물론 수백만 원의 치료비도 보전받지 못할 줄 알았다가 다섯 배가 넘는 금액을 배상받아 너무 고마워하셨으며 저희도 도와드릴 수 있어 뜻 깊은 의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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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