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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내용 법조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 콕 찝어 만 12살로 낮추자였으니, 법무부도 이를 토대로 검토하긴 할텐데 일단 오늘 발표에선 언급이 없었어요. 특별히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도 만 12살과 만 13살 하향 조정, 두가지인데요.
소년범들의 형사처벌 나이, 이게 해외사례를 봐도 고무줄입니다.
미국은 주에 따라 7살, 영국은 10살, 중국은 16살입니다.
게다가 윤 대통령 공약과 통계 사이에서도 꽤나 고심할 텐데요.
윤 대통령 공약대로 만 12살이 되면, 초등학교 6학년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됩니다.
2019년 경기 구리에서는 초등학생이 또래를 흉기로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통계로 보면 만 13살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5년 간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꾸준히 늘어 4만 명에 육박합니다.
이 가운데 64%가 만 13살로 가장 많고, 만 12살은 21%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 질문2 】
범죄를 저지르는 촉법소년의 숫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 처벌이 대체 어떠길래 이리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까?
【 기자 】
네, 소년법에서는 연령에 따라 범법소년, 촉법소년, 범죄소년으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만 10살 미만의 범법소년은 너무 어려서 아예 어떤 형태의 법적 처벌도 내려지지 않고요.
만 10살에서 만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살인을 해도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소년부로 넘겨져 최장 2년 동안 소년원에 가거나 사회봉사 등 보호 처분을 받는데요.
2017년 또래 여중생을 100차례 이상 폭행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2020년에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촉법 소년들 모두 가장 큰 처벌은 2년 간 소년원에 가는 것입니다.
【 질문2-1 】
그럼 소년원에 가는 것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빨간줄, 전과가 남는 건가요?
【 기자 】
아닙니다.
이같은 처분은 장래 신상에 기록이 남지 않은데요.
어린 나이에 전과가 생기면 '낙인 효과'로 사회 적응이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현재 만 14살을 기준으로 한 촉법소년 기준은 지난 1958년에 마련된 건데요.
64년 전 10대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10대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훨씬 더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현실에 맞게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질문3 】
또 10대들이 자신이 촉법소년인 점을 악용하는 범죄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같아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의 한 모텔에서 음주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10대들이 하는 말 들어보시죠.
"왜요, 때리고 싶어요? 때려봐요, 때려봐요"
"하하, 아프겠다. 죽여봐요! 죽여봐요!
자신들이 촉법소년이라며 경찰들이 와도 처벌을 받지 않으니 무서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조롱한 건데요.
【 질문4 】
하지만,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고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잖아요?
범죄 억제 효과 입증도 안됐는데, 과도한 전과자만 낳는다는 우려도 있죠.
【 기자 】
네,최근 5년 새 촉법소년들의 강도, 살인 범죄가 3배로 늘었는데요.
법무부는 일단 범죄 유형에 따라 엄벌하겠다는 계산인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법무부 장관
- "'강'자 들어가는 강간이나 강도 이런 흉포 범죄 위주로 형사처벌이 이뤄지게 될 것이고 대부분의 범죄는 지금처럼 똑같이 소년법 송치로 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소년범들의 재사회화, 교화 대책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 인터뷰(☎) : 이승우 / 변호사 (소년법 전문)- "사회에 그렇게 아무런 교화 없이 나오게 되면 이건 완전히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그냥 그 상태로 자아가 멈춰져 있는 인간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예요."
청소년들이 오히려 교도소 등에서 범죄를 학습하고 재범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거죠.
【 앵커멘트 】
일단 연령을 낮추자는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법무부가 관련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입법 절차를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하니,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오 기자, 잘 들었습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669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