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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고영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대법 "명예훼손 아냐" [이승우, 박다솜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91

 

 

 

고영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 대법 "명예훼손 아냐"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명예훼손’ 관련 사건입니다. 오늘은 2013년에 나왔던 발언이죠. 당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한 발언 중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지, 이를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있었는데요. 그 내용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박다솜 변호사와 조금 더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다솜 변호사(이하 박다솜)>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어제 고영주 전 이사장의 발언을 잠깐 다뤘는데, 오늘은 명예훼손죄 또는 불법행위 관점에서 얘기해 보는 거죠?

 

 

◆ 박다솜> 네. 2021년, 당시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하여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을 하였던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하여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었는데요. 명예훼손과 관련된 사안은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 사건과 관련한 법률적 쟁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이승우> 2013년에 나왔던 발언에 대한 판결이 2년 전에 나온 건데, 문제가 되는 발언이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

 

 

◆ 박다솜> 2013년 1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보수성향 시민단체의 신년하례회에서 제18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후 검찰은 고 전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에 대하여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에서는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은 단순한 의견표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구체화된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고 전 이사장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승우> ‘공산주의자’ 발언에 1심과 2심의 판결이 갈렸는데, 대법원에서는 판결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 박다솜> 대법원에서는 "개인이 공산주의자인지 여부는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평가일 수밖에 없고, 공산주의자로서의 객관적·구체적 징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닌 이상, 그 평가는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상대적이어서 이를 증명 가능한 구체적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고 전 이사장의 발언 경위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한편, 대법원 민사 재판부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손해배상 청구기각’을 확정하여 고 전 이사장에게 1천만 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 이승우>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는 건가요?

 

 

◆ 박다솜> 형법 제307조 제1항에서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처벌한다”고 규정하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307조 제2항에서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처벌한다”고 규정하여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의 특정성이 있어야 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고의를 갖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됩니다.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인 경우에는 307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여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적시된 사실이 허위일 경우에는 307조 2항에 따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므로 법정형이 가중되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 이승우> 대법원은 어떤 이유로 무죄 판단이라고 법리를 설시했나요?

 

 

◆ 박다솜> 앞서 언급된 대법원 판결에서는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이 북한과 연관지어 사용되더라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다른 구체적인 사정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상,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면서 "고 전 이사장 발언의 전체적인 형식과 내용, 시기와 장소, 대상 등을 종합해보면 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한 것이 공산주의 체제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주장하거나 북한의 체제 또는 주의·주장을 지지·추종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명예훼손죄의 성립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 이승우> 지금까지 형법 내용이었고, 위자료 배상과 관련 있는 민법 내용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 박다솜> 민법 제750조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위법하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이러한 법률에 따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문 전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이 과장된 의견 표현을 넘어 명예를 훼손하는 단정적인 표현을 했고 이는 문 대통령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위자료로 3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그러나 2심에서는 "고 전 이사장이 당시 제대로 정리 안 된 생각을 즉흥적으로 말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하여 위자료 배상책임을 1천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에서는 원심 판결과는 달리 ‘손해배상 청구기각’을 확정하였습니다. 이러한 판결들은 "공적 인물에 대한 평가나 비판,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당부의 판단에 관하여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한 불법행위로 평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을 반영한 것입니다.

 

 

◇ 이승우> 오늘 ‘명예훼손죄’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박다솜> 인터넷 댓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정치인, 연예인 등 공적 인물에 대하여 다양한 견해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비록 오늘 다룬 사건에서는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지만, 공적 인물에 대하여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훼손을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평가를 공공연하게 표현하실 때는 이러한 부분에 유념하셔야 할 것입니다. 다만, 오늘 판결에 따르면 ‘○○주의자’ 발언 자체만으로는 곧바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박다솜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다솜>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