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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변호사가 본 이은해 남편의 피해자 심리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형사법 전문 변호사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자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계곡 살인 사건의 피해자 이야기입니다. ‘현실주의자가 흔히 저지르는 오류가 있다. 바로 상대방도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믿음. 그러니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바로 그리스인 이야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계곡 살인의 피해자 윤 모 씨도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오늘은 피해자 윤 모 씨가 왜 도망을 가지 않았을지. 그 생각의 흐름을 한번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지성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 안지성 변호사(이하 안지성)> 안녕하세요.
◇ 이승우>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이 사건 내용 보고 나면 많은 분들께서 ‘도대체 피해자가 왜 가만히 있었던 거야’ 이 생각부터 들 것 같습니다.
◆ 안지성> 저도 마찬가지로 같은 생각을 좀 했고요. 근데 이제 제가 형사 변호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분들. 그분들은 이제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도대체 저걸 왜 몰랐지? 아니 저걸 왜 당하지’ 이해가 잘 안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사례이기도 한데 조건 만남 사기를 당해서 얼굴도 보지 못한 여성 또는 남성일지도 모르죠. 하여튼 여성을 가장한 누군가에게 성매매 대금으로만 2천만 원 넘게 편취를 당하신 분도 계시고, 또 누가 보더라도 보이스피싱인데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말에 속아서 선뜻 몇 천만 원씩 현금으로 전달해서 피해를 입으신 분들도 계시죠. 이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번 위험한 상황에 처해서 결국은 목숨까지 잃게 된 건데요.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 윤 씨가 도대체 왜 이은해 씨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는가가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그럼 피해자분들을 실제로 만나서 변호도 하시고 고소 대리도 하실 텐데. 왜 그렇게 피해를 당하셨습니까? 이해가 잘 되시는 상황까지 가시나요.
◆ 안지성> 이게 사실 뭐 피해자가 됐든 아니면 또 가해자가 됐든 본인도 그 당시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제 돌이켜 보면 스스로도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가해자 입장이라고 한다면 이제 뭐 죄의 유무와 처벌 수위를 이제 판사가 판단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최소한 판사에게 그 당시에는 그래서 이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그랬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저희가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를 최대한 잘 포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반대로 또 이제 피해자 입장이다라고 한다면 안타깝게도 피해자 윤 씨는 이제 다시 같은 피해를 입게 될 일은 없으시겠지만, 그 피해자 입장이라고 한다면 피해자가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게끔 경각심을 저희가 심어드리고, 또 가해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 이승우>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사람은 그 사람의 입장에 대한 것을 이해하고, 해당되는 것에 유리한 판단을 해 주기가 좋아진다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럼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서요. 이 사건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피해자 분께서 대기업을 다니는 아주 성실한 분이었고 그 정도라면 의사결정 판단 전혀 문제가 없다. 이런 상태인데 왜 그런 상황에서 두 번씩이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도망가거나 신고하거나 안 한 걸까요.
◆ 안지성> 피해자 윤 씨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피해자의 존재 가능성도 현재 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말씀하신 대로 피해자 윤 씨가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이런 피해를 당한 것은 분명히 아닐 겁니다. 다만 이제 나이가 윤 씨의 특별한 사정에 어느 정도 관여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우> 그거는 우리 추측이죠.
◆ 안지성>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바로 이제 가스라이팅입니다. 이은해라는 여성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여성이었고요. 피해자를 막대한 생명보험금을 타먹기 위한 도구로서만 이용했던 사람입니다. 또 계속해서 피해자 윤 씨에게 사랑을 줄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행동하지만 뭐 혼인신고까지 되어 있었지만,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 그런 애정을 주지 않았던. 어떻게 보면 좀 사랑이라는 감정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게 합니다. 감정의 특수성에 대해서 말씀을 주시고 계셨는데, 사실은 이런 감정 문제로 여러 가지 범죄가 일어나죠. 특히나 여러 가지 감정 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정말로 알다가도 모를 감정인데다,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도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남자친구가 사고를 내자, 그것을 덮어주려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본인이 운전한 것처럼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다거나, 이것도 사실 명백한 범죄입니다. 그리고 또 너무나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을 하다가 그것이 좀 변질돼서 스토킹으로 이제 바뀌기도 하고요. 또 너무나 사랑했던 연인 사이지만 순간에 또 잘못된 판단으로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다가 결국엔 걸려서 감옥에까지 가게 된 사건도 있고요.
◇ 이승우> 결국 뭐 이제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그런 동기. 행동의 동기가 되는지 이런 걸 보여주는 그런 사건들이다, 라고 여겨지는데, 이 사건 공론화되면서 다시 한 번 ‘가스라이팅’ 이 단어가 굉장히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이은해 씨로부터 어떤 형태의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보십니까.
◆ 안지성> 이제 뭐 계곡 다이빙도 보고 하면은 그 피해자 윤 씨의 그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굉장히 많이 자극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평소에도 피해자 윤 씨는 이은해에 대해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엄청나게 헌신적이었고, 이은해 씨는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이용을 하고 또 인정을 계속 안 해줬죠. 그러니까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계속해서 자극을 시키고, 그러다 보니 계곡에서도 수영도 하나 하지 못하는 친구가 이제 뛰어내리게끔 한 것이 아닐까.
◇ 이승우> 오히려 그 책임감이 강한 사람의 심리를 활용을 해서 이용을 해서, 그 사람이 포기하거나 버리거나 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여러 가지 결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연결이 됐다. 이런 생각이 들게끔 하시는 말씀입니다. 자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 드리고 실제 법적 대응과 자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자 우리는 이성보다 감정이 소중하다는 사실. 믿고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범죄를 살펴보면 분명히 이성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입니다. 감정을 통해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확인한다면, 범죄와 관련된 문제. 조금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해자의 심리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안 변호사님.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셨죠.
◆ 안지성> 다행히 지난 일요일에 검거가 되었다고 해요.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사실 너무나 아쉬웠던 것이 1차 조사를 받고 난 후에 2차 조사를 앞두고 피의자들이 도주를 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수사기관에서는 정말로 도주 가능성을 알고 사전에 차단하지는 못했을까라는 좀 생각이 들고요. 그런 생각을 문득문득 하다 보니 이제 뭐 사실은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당시가 연말이었기 때문에 사실 검사들이 미제 사건 처리에 상당히 바쁜 시즌이거든요. 그런 것도 있을 거고. 또 이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는 지금 사건명이 아마 정식화가 될 것 같은데, 그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는 것 자체가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 이승우> 그렇습니다. 법리가 좀 까다롭죠.
◆ 안지성> 그러다 보니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칼을 빼 드는 것 자체가 조금 신중했을 필요가 있고요. 왜냐하면 이제 구속영장을 청구를 했다가 만약에 기각이 될 경우에는 그 후폭풍이 상당하거든요. 더구나 이제 ‘그것이 알고 싶다’라든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슈가 이미 되고 있던 사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더 신중을 기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승우> 더해서 아까 설명드렸던 바와 같이 공범 관계, 여러 가지 피해자의 심리 상태, 이런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것들을 해결을 해야지만, 검사가 공소장에 구속영장 필요성 또는 소명 정도 여러 가지를 쓸 수가 있었을 텐데, 아마 그것을 구성하기가 만만치 않았지 않았을까. 너무나 과중한 업무 속에서 이걸 처리하려고 했던 것이 독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고요. 지금까지 우리 안지성 변호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수 있는 좋은 사건 파일 함께 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