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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 근로시간 개편, 주 69시간제와 건강 보호조치 의무화 [이승우, 최지훈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06

 

 

근로시간 개편, 주 69시간제와 건강 보호조치 의무화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연장근로’ 관련 사건입니다. 최근에 법무법인 법승 광주사무소의 최지훈 변호사로부터 자신이 선택한 자발적인 야근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한이나 수당 신청여부에 대해서도 근로자에게 재량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장근로와 관련하여 자율적인 청구가 아니라 일률적인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를 청취자 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늘, 최지훈 변호사와 연장근로와 수당체계의 의무조항의 의미를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최지훈 변호사(이하 최지훈)>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노동시간에 대해서 자율적으로 개별 근로자, 최지훈 변호사님이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는 생각은 이번 주제를 준비하신 이후에도 변함이 없으신지요?

 

 

◆ 최지훈> 근로관계에서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연장근로를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수당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와 같은 방식이 근로관계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승우> 선의에 따라서 한다면 좋은데 선의에 따라서 적용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우리나라가 노동시간이 긴 나라인 것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만큼 연장근로나 야근에 대한 인정도 잘 되어야할 것 같은데, 실상은 어떤가요?

 

 

◆ 최지훈> 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이 소속된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며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지금도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노동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야근을 하는 직장인은 10명 중 6명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야근을 하는 직장인 중에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았’다고 응답한 인원은 약 4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 일부가 약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장근로를 했음에도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야근하는 사회가 괜찮은 거냐. 연장근로, 초과근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이승우> 연장근로나 야근을 해도 수당청구가 안 되거나 수당청구를 해도 잘 받아주지 않는 문제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또 수당과 근로시간 관련해서 ‘주 69시간제’ 이슈가 뜨거웠죠. 현재 법적으로 근로시간은 어떻게 정해져있나요?

 

 

◆ 최지훈> 현행 근로기준법은 일반 성인을 기준으로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사 간의 합의가 있으면 12시간을 추가해서 한 주간 최대 52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특히 대법원은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이승우> 대법원의 이런 판단 기준과 관련해서 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최지훈> 그러면 사용자의 지휘 감독이 있는 경우가 어떤 경우냐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특정 업종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사업장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업무 내용과 방식,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이승우>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판단한다면, 오늘 방송의 키워드인 ‘연장근로’, ‘야근’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는 건가요?

 

 

◆ 최지훈>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없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 근로시간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는 사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꾸밈 노동’ 사건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피고는 화장품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였고,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피고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들이었습니다. 당시 원고 근로자들은 정규 출근시간이 오전 9시 30분이었는데, 피고 회사는 ‘영업활동을 할 때 메이크업 및 복장과 액세서리 착용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습니다. 이에 근로자들은 그 지침을 지키기 위해 정규 출근시간보다 30분 조기출근해서 메이크업이나 복장 착용 등의 준비활동을 했습니다. 이후 근로자들은 30분 조기출근한 부분이 연장근로에 해당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소송에서 피고 회사는 조기출근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가 개점 준비시간인데 그 때 메이크업 등 준비활동을 해도 충분했다는 사정 등을 주장하며, 근로자들의 조기출근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법원은 조기출근에 대한 회사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며, 피고 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즉, 우리 법원은 근로시간을 판단할 때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으며,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이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연장근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없는 자발적인 야근이나 조기출근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이승우> 법원이 판단하는 근무시간과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근무시간이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요. 근로시간 관련해서 법적 분쟁이 일어난다면 어떤 자료나 증거를 챙겨야하는지 짚어주시죠.

 

 

◆ 최지훈>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 청구 사건에서 사용자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주장을 살펴보면, 대체로 3가지 유형이 많습니다. 첫째, 근로자는 시간외 근로를 하지 않았다. 둘째, 근로자의 시간외 근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없었다. 셋째, 시간외 근로가 있었고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있었더라도,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형태의 주장을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통해서 연장근로를 인정받으려는 경우, 이러한 사용자들의 방어 방법을 예상하면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먼저, 연장근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출퇴근기록이나 출퇴근과 관련한 대화자료, 정규 근로시간 외에 수행한 업무자료 등에 관한 증명자료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장근로와 관련된 사용자의 업무지시자료, 사용자와의 대화자료, 연장근로를 하지 않으면 입게 되는 불이익 등에 관한 증명자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포괄임금계약이 부존재하거나 무효임을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계약취업규칙 등에 근거규정이 있거나 노사 간의 합의가 존재해야 하고,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정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3가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근로계약은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오늘 근로시간과 연장근로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최지훈> 노동분쟁에 관한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연장근로가 쉽게 인정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그러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치열하게 다투는 노동분쟁에서는 연장근로의 입증이나 사용자의 방어를 반박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상당히 까다로운 면이 많습니다. 특히 어떤 증명자료를 확보해야 하는지, 확보한 증명자료를 가지고 어떻게 주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변호사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서 증명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 이승우> 일단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는 직종에만 포괄임금제가 적용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고 근로시간 산정 자체가 평이하거나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볼 때는 애당초 포괄임금제 규정은 적용될 수가 없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근로시간으로서 수당을 청구할 때는 또 시간 베이스가 들어가야 되는 문제가 돼서 간단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럴 때 또 입증 자료를 좀 쓸 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 최지훈> 사실 결과물보다는 우리 법원이 판단하고 있는 근로시간은 실근로시간입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출퇴근 기록, 그다음에 출퇴근과 관련된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었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최지훈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최지훈>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