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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도입한 민주당, 공수처 무시하고 특검?…공수처 존립 자체에 의구심" [안성훈 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12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고 채모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 이어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소환했다. 법조계에서는 8개월 만에 공수처가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과 관련해 "채상병 관련 특검법이 통과돼 현실화되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공수처를 도입한 민주당이 공수처를 계속 무시하면서 특검을 밀어붙이는 상황이 공수처의 존립 자체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전날 박 전 직무대리를 불러 10시간가량 조사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29일에는 유 법무관리관을 두 차례 소환해 12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해병대 수사단이 지난해 8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회수해 재검토하고 주요 혐의자를 8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결과물을 만든 국방부 조사본부의 책임자다. 유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빼라'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수처는 이번 주 중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에 수사가 속도를 내는 것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좋게 해석하면 이제 압수수색 분석이 끝나서 관련자 조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돼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다만 특검이 현실화되자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안 변호사는 특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사도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며 "공수처 입장에서는 수사를 계속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속도를 높일 거 같다"고 전망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민주당이 채상병 사건에 대해 특검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건은 특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공수처를 도입한 것은 민주당인데, 그런 민주당이 계속 특검을 밀어붙이니 공수처 존립 자체에 강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수처가 사회적·정치적 비난의 중심이 될 처지에 처하자 지금이라도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황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계속 공론화될 것인 만큼 공수처는 계속 수사에 속도를 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아무래도 그동안 수사가 진척되지 않은 이유는 공수처 조직의 불안 때문이라고 보인다"며 "1월 압수수색을 강행하기는 했지만 처장과 차장의 공백 상황에서 적극적인 수사 진행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총선 이후 이 사안이 정치적 논쟁의 중심이 되고, 특히나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자 공수처는 수사 진행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위를 독립적으로 수사할 필요성 때문에 특검을 상시적으로 대체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 기관이다. 때문에 공수처로서는 사안마다 특검이 논의되는 현실이 부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82681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