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전화
대부분의 나라에 허위사실이 타인의 평판을 저하하면 ‘명예훼손’, 금품을 취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적시하면 ‘사기’ 등의 법들이 공통으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법들은 허위사실이 타인에게 초래하는 피해나 그 유포자가 취하는 부당이득 등에 대한 처벌, 즉 허위사실 그 자체에 대한 처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허위사실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별다른 공익적 목적도 없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관련해 명예훼손 사안에서의 대응과 판단기준,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1. 고소 과정에서 명시한 실명에 대한 비밀보장 가능할까?
형사법률상담 중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의 여부에 대한 문의는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데, 한 사례로 폭행사건의 피해자가 명예훼손까지 당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해당 사안의 가해자들은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였고 폭행죄로 벌금형 확정된 상태였는데 문제는 가해자들이 사건발생 직후부터 최근까지 사건사실과 다르게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여 피해자가 심각한 피해를 입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가해자들은 주변인들까지 동원하여 피해자의 지인들까지 전화로 괴롭히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경찰서에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고소장 제출하면서 명예훼손 증거로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지인들의 녹취록을 포함, 녹취된 지인들의 실명을 담당경찰관은 알 수 있도록 고소장에는 명시했습니다.
관련해 피해자는 고소장의 실명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비밀에 붙이는 것이 가능한지 상담을 요청했는데, 피해자의 지역이 시골이다 보니 고소장과 경찰조서 작성 시 녹취된 지인들의 이름이 거론되어 만약 가해자들이 알 경우 지인들이 또 다른 피해를 볼까 우려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사건 해결 과정에서 참고인, 증인 소환 가능성 높아
이런 경우 고소장을 작성하여 녹취록을 제출할 때, 위와 같은 사정을 자세하게 기재하면 도움이 되지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피의자가 대질을 요구할 경우에는 참고인으로 일부 사람이 출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건이 형사 재판으로 넘겨져 피의자가 명예훼손 혐의를 부인하게 되면, 녹취록과 참고인 진술이 공개되고, 그 내용의 확인을 위하여 법정에 증인으로 소환될 수 있어 완전히 비밀로 붙이고 고소장을 작성하거나 녹취록을 제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한 편입니다.
3.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 대한 저하 사실 판단되면 명예훼손 성립해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인지의 여부는 그 표현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기준으로한 객관적 평가에 따릅니다. 따라서 가치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했더라도 사회 통념상 그로 인하여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판단되면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봅니다.
일례로 사실은 동성애자가 아닌데도 인터넷에 여러 회에 걸쳐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다면, 이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속합니다. 반면 어느 기업이 지분을 빼앗겨 외국기업이 됐다는 내용은 가치중립적인 표현에 해당합니다.
즉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의 제품 구매에 소극적일 수도 있지만, 사회 통념상 피해 회사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명예훼손적’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 언론매체 통한 명예훼손 이슈 많아, 정확한 법리적 검토 필수
최근 언론매체가 쓴 특정인에 대한 기사가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의 여부가 많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서의 명예훼손 여부는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했을 때,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에서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이 판단기준으로서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더불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에서 그 표현이 가지는 의미까지 포함해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언론 인터뷰를 통한 진술인 경우에도 그것이 언론 보도의 내용이 된 이상 앞서 언급한 방법과 같이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그 경우에는 보도 내용에 나타난 진술자와 진술의 대상이 된 자의 관계, 진술자의 의도 등의 사항을 참작해 판단이 이뤄지므로 명예훼손 사안에 있어 정확한 법리적 검토 필수임을 기억해두길 권합니다.
칼럼 소식이 도움이 되었다면
상단의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