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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에 대하여 [김승현변호사 인터뷰]

조회수 : 163

최근 신림역에 이어 분당 서현역에서도 흉기 난동 범죄가 잇따르고 있고 이로 인해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비참한 비보가 연일 매스컴을 뒤덮고 있다.

 

이 같은 흉악 범죄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갱생 여지가 없는 흉악범에 대한 사형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사형수 30년 집행 시효를 없애는 형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논의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형제도 존폐에 대한 찬반 논쟁은 과거부터 끝없이 계속된 온 주제다.

 

대한민국은 2016년 사형이 확정된 임 병장 이후 현재까지 7년간 사형 선고가 없다.

 

집행은 1997년이 마지막으로 국제적으로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돼 있다.

 

사형은 현행 형법 제4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형벌 중 가장 극도의 처벌로 ‘죽음’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값으로 치르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형벌이다.

 

헌법재판소는 범죄인의 재범 가능성을 영구히 차단함으로써 사회를 방어하려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며 사형제도에 의해 달성되는 범죄예방을 통한 무고한 일반 국민의 생명 보호 등 중대한 공익 보호와 정의의 실현, 사회방위라는 공익은 사형제도로 발생하는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의 생명권이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다만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과연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철학적 탐색은 물론 생명권은 엄연히 헌법상 규정된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권리로 인간 존엄성을 기초로 하는 영역이라는 것, 오판 가능성과 처형 후 불가역성으로 인한 무고한 생명의 희생 가능성, 기대보다 낮은 위하력과 범죄 예방력 등을 그 근거로 반기를 든다.

 

이처럼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쟁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이 첨예하게 얽혀있는 민감한 주제임이 틀림없고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임에 의문이 없다.

 

이에 최근 법무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추진 방침을 공식화하고 도입을 추진한다는 발표를 했다.

 

사형 선고가 극히 예외적이고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무기징역은 실질적 최고 형벌로 작용하는데 사면과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된다는 한계점을 지적받아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법부의 움직임은 흉악 범죄 발생에 따른 국민 안전 위협, 무기징역이 갖는 한계점에 따른 국민 여론뿐만 아니라 지속된 사법부의 깊은 고민 또한 반영된 것으로 사료된다.

 

이처럼 절대적 종신형으로서 기능하는 형벌이 없다 보니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한 사안에서도 부담감으로 인해 무기징역 선고를 내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 상황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의 도입을 통해 사법부와 국민 간의 간극이 다소 메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생명형인 사형의 존폐는 분명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며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희대의 난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적 종신형으로서 새로운 형벌 도입은 사회로부터의 영원한 격리를 통해 스스로의 시간에 영원히 종속돼 자신의 과오를 되새기는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고 생명형이 안고 있는 다양한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다만 이러한 새로운 제도 도입 과정과 예견되는 부작용, 한계점을 검토하는 과정에 국민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와 함께 종신형을 집행하는데 소요되는 인력과 비용 등 나아갈 길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작동해 일반인의 법 감정과 형벌의 목적을 모두 달성하는 합리적 제도로 민주사회에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

 

 


출처 :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43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