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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인 교정시설을 받아들이게 할 제도적 방안은 [김지수 변호사 칼럼]

조회수 : 169

 

1. 들어가며

교정시설 님비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인식 전환만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 교정시설 신축·이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입니다. 아래에서는 인센티브, 법조타운, 디자인 측면에서 제도개선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2. 인근 주민 인센티브 제공
교정시설을 신축·이전할 때는 예산과 법령의 범위 내에서 다양한 편의시설을 지역주민들에게 공유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합니다. 인근 주민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육관, 어린이집, 주차장, 노인정, 독서실, 산책로 등을 지역 실정과 예산을 감안하여 설치 및 개방하는 것입니다. 지자체에서는 도로를 개설·확장 등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상하수도, 복지관 등 지역주민 숙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간접 지원 방안을 마련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지역주민이 교정시설 신축·이전을 반대한다고 해서 이들에게 직접적인 금전 및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여 조용히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인센티브를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잘못된 학습효과를 가져와 교정시설 신축·이전이 있을 때마다 경제적인 지원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 법원·검찰청·구치소의 통합 법조타운 조성
법원·검찰청과 달리 교도소·구치소는 비선호 시설로서 그동안 대부분 외곽지역에 신축·이전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구치소가 별도로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교도소에 미결수용실을 두어 미결수용자를 수용하는 교도소·구치소 병설 운영의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구치소나 미결수용실이 설치된 교도소의 경우 형사사법 절차상 법원·검찰청과 가까운 곳에 설치되어야 하는데, 더 바람직한 방법은 법원·검찰청과 함께 구치소가 들어서는 법조타운 조성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법조타운에 구치소 시설이 함께 지어진 사례로 서울동부구치소, 인천구치소, 수원구치소 평택지소 등이 있습니다. 부산구치소나 전주교도소 신축·이전사업 추진 시에도 검토되었던 방법입니다.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법원·검찰청·구치소와 보호관찰소, 경찰기동대까지 한자리에 법조타운을 조성한 것은 바람직한 사례로 꼽힙니다. 앞으로도 대법원·대검찰청·법무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의에 따라 이전 부지, 이전 시기 등 여건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법조타운 조성이 추진된다면, 교정시설 님비현상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4. 교정시설의 중·고층화 및 사회 친화적 외벽 설계
최근 대도시에 건립되는 구치소의 경우 중층 또는 고층으로 건축되었는데, 서울동부구치소(12층), 수원구치소(8층, 9층), 인천구치소(12층), 대구구치소(10층), 울산구치소(5층), 청주여자교도소(5층), 평택지소(4층)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교정시설의 설계·시공단계에서 과거와 달리 일반 업무용 건물과 비슷하게 현대식 중·고층 건물로 짓거나, 높은 담장을 건물의 외벽으로 대체하는 추세입니다. 도시 미관을 고려한 건축으로 기존의 혐오 수용시설 이미지가 사라진다면, 도심지에 교정시설이 건축되어도 전처럼 시민들의 거부감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교정시설도 이제는 어둡고 무거운 회색지대 건물에서 사회 친화적 건물로 재디자인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새로 지어지는 교정시설뿐만 아니라 기존에 지어져 있는 전국의 교정시설 청사를 리모델링 하고, 주벽 인근에는 차폐 수림을 조성하여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순차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나가며
지역주민들의 님비현상을 비난한다고 하여 님비현상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교정시설 역시 많은 사람이 근무하고 생활하는 공간이고,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면모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편의시설·인프라 구축과 공유, 법조타운 조성, 사회 친화적 디자인 등 교정시설이 갖는 잠재력을 제도적으로 발현시킴으로써 교정시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https://www.lawtimes.co.kr/opinion/191182?serial=191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