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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에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공원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소위 '반려동물의 법적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이들을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인식하고 이들에게 고유의 법적지위를 부여해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2만에 달한다. 반려동물의 개체 수는 대략 799만마리로 추정된다.
이 중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가구의 비율은 25.4%다. 가구 수와 세대원을 고려하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300만명에 이른다.
문제는 반려동물이 말 그대로 동물이 아닌 인간의 가족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재 반려동물의 법적지위는 어떠할까.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동물은 유체물에 해당하며 동조에 따라 물건으로 취급된다.
즉 동물은 현행법상 권리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취급돼 민법상 독자적인 법적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때문에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물인 동물을 학대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빈 틈이 발생한다. 동물보호법에서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간 적극적인 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들은 민법 등을 통해 반려동물 고유의 법적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1988년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명시했고 독일은 2년 뒤인 1990년 동물에게 사람과 물건 사이의 '제3의 지위'를 부여했다. 스위스는 2003년, 민법과 채무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우리 법무부도 지난 2021년 7월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국회에 상정된지 2년이 지났음에도 소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만일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수위나 동물피해에 대한 배상의 정도가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에 더욱 부합하는 수준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마하트마 간디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나라 도덕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법은 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 비춰보면, 동물을 사람과 동등한 권리주체로 인정하기는 어려워도 물건과는 그 개념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 사회가 진정한 생명존중 사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동물 비물건화 민법개정안'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바랄 뿐이다.
출처 :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8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