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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현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
최근 초등학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리 입금 금지'를 내용으로 한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일이 있었다.
대리 입금이란 청소년을 대상으로 단기로 돈을 빌려주며 수고비라는 이름으로 고리의 이자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게임 아이템, 기념품 등 구매비를 대신 입금해 줄 테니 추후 해당 비용 원금과 수고비를 더해 달라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수고비는 보통 원금의 20~50%에 해당하는 이자이며 수고비라는 명목으로 고리대금이 아닌 것처럼 접근하고 있다.
이는 신종 범법행위로 명백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역사적으로 고리대금업을 관대하게 인정해 줬던 문명은 존재하지 않았고 종교에서도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쳐오고 있다.
하지만 화폐가 탄생한 이후로 개인 간에 이어져 오고 있는 사채 거래는 막을 수 없는 행위가 됐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도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이 등장하는데 돈을 빌려주며 그 대가로 채무자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잡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채는 근절할 수 있는 행위도 아닐뿐더러 돈을 급히 빌릴 곳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개인 간에 사채 거래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음성적이고 법을 위반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사채 거래들이 아직도 활개 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는 이자제한법을 통해 사인 간 금전대차의 최고 이율은 20%를 넘길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법원 또한 이자제한법을 초과해 지급한 이자에 대해서는 명백히 무효라고 판결을 내리고 있다. 더 나아가 이자제한법 제8조는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은 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해 형사처벌까지도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실제로 개인 간에 월 5부, 월 10부와 같은 다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이자의 금전거래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마도 어떤 필요에 의해 처음 돈을 빌렸거나 이자제한법이라는 법률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돈을 빌리기 시작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시작과 달리 한번 고금리 사채를 사용하기 시작한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로 인해 대출 원금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서로 좋은 사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빌리기 시작했지만 약속한 고금리의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경우 사기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미 고금리 불법 사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꼭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지금까지 법률을 초과해 지급한 이자가 원금에 얼마나 충당된 것인지 정확히 계산해 봐야 하고 돈을 빌려준 사람이 협박, 강요를 동반하는 경우 경찰서에 고소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간혹 사채업자를 어려울 때 돈을 빌려준 고마운 사람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고금리 불법 사채업을 하는 사람들은 조직적으로 피해자들을 찾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구속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두고 있다면 한 번 더 불법적인 금전거래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을 상대로는 '대리 입금'이라는 그럴듯한 표현으로 마치 대출이 아닌 것처럼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불법 대출이라는 인식 없이 대리 입금을 접하게 되고 이는 결국 2차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기침체가 찾아오면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고리대금업이 성행한다. 이미 청소년들에게도 침투한 만큼 불법 고금리 사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