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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이 무인매장에서 물건을 훔쳤어도 주거침입죄는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21년 10월 수차례에 걸쳐 서울 내 무인매장에 들어가 결제기 안에 있던 현금을 훔치거나 미수에 그쳐 특수절도와 공동주거침입 혐의 재판에 넘겨진 A씨 사안에서 대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북부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낸 것.
그 이유에 대해 대법원은 “A씨가 일반인 출입이 항상 허용된 무인 매장에 일반적인 출입 방법으로 들어갔고, 건물 관리자들의 평온 상태가 침해된 것으로 볼 사정이 없다”며 “출입이 범죄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도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등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주거침입죄를 규정하고 있다.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실상 주거의 평온’으로 이는 주거를 점유할 법적 권한이 없더라도 사실상의 권한이 있는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적 지배‧관리관계가 평온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침입’을 통해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갔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이처럼 주거침입 사안은 비단 가정집뿐만 아니라 점포 등 영업장에서도 언급될 수 있는 혐의인데, 근래 들어서는 스토킹처벌법과 관련해 자주 쟁점화 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정확한 사안 파악을 통해 꼼꼼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 대응해야 하는 사안으로 꼽힌다.
실제 얼마 전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피해자가 거주하는 빌라 내 피해자 거주지의 현관문 앞 공용복도까지 들어가 피해자를 비롯한 빌라 입주민들의 주거에 2회 침입한 사실로 공소제기 되어 재판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해당 사례의 A씨는 2회 중 앞선 주거침입을 무죄로, 뒤의 주거침입을 유죄로 판단한 1심 재판 판결에 불복, 항소하여 항소심의 단계에 있는 상황이었다.
관련해 A씨는 피해자와 사건 당시 연인관계였으며, 평소 연락 없이 집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고, 사건 당시에 의뢰인과 피해자 간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피해자와 대화를 하기 위해 찾아갔던 것으로 행위 역시도 아주 평범하게 공용현관을 통하여 올라간 점을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A씨는 법률대리인과 함께 수사단계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평소 피해자와 의뢰인의 관계와 형법상 주거침입에 있어서 침입행위로 볼 만한 행위태양이 없었다는 점 등을 변론하였고, 이와 관련한 증거자료와 법리적 쟁점에 대해 다투어나갔다. 그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의뢰인과 본 변호인의 의견을 인정하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해주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거침입은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 그 성립범위가 일반의 생각보다 매우 넓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주거침입죄에 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다수 선고되는 등 그 관련 법리가 변화 중인 실정이다. 다만 사례처럼 A씨는 사안은 그 사실관계에서의 다툼뿐 아니라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치밀한 다툼을 통해 본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
주거침입 사안에 있어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①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이 ‘사실상 주거의 평온’인 점 ②공동거주자 각자가 공동생활의 장소에서 누리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이라는 법익은 ‘공동거주자 상호 간의 관계로 인하여 일정 부분 제약’ 될 수밖에 없는 점 ③주거에 들어간 행위가 ‘침입’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를 평가할 때 고려할 요소 중 하나이지만 주된 평가 요소가 될 수는 없다는 부분 등을 확인 가능하다는 점 기억해두자.(천안 법무법인 법승 서상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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